“굳이 다시 확인하지 않아도 되도록”…SKT, 고객 행동으로 ‘신뢰’ 측정한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6.09.22 08:46  수정 2026.09.2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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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보안·서비스 이용 경험 분석…고객이 안심하고 지나치는 순간까지 지표로

고객자문단이 그룹별로 기업 신뢰 의미와 지표에 대해 토의하고 있는 모습ⓒSK텔레콤

SK텔레콤이 고객에게 직접 신뢰도를 묻는 대신 실제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행동을 분석해 기업 신뢰를 측정하는 새로운 지표를 만든다.


SK텔레콤은 지난 21일 고객자문단과 고객신뢰위원회가 한데 모여 고객이 직접 제안한 기업의 신뢰 기준과 지표를 논의하는 ‘2026 인사이트 데이(2026 Insight Day)’를 개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자리는 지난 1월 정재헌 SKT CEO를 비롯한 주요 임원진과 고객신뢰위원회가 간담회를 열고 ‘2026년 신뢰 회복 강화 방안’을 마련한 데 이어, 그 방향을 고객과 함께 지표로 구체화하는 후속 행보다.


이날 행사에는 SKT 한명진 MNO CIC장, 이혜연 고객가치혁신실장 등 주요 임원진과 안완기 고객신뢰위원회 위원장 및 위원들, 고객자문단 30명이 참석해 기업의 신뢰 기준을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논의의 출발점은 “신뢰를 묻지 말고 행동으로 읽자”는 발상이다. 고객에게 기업을 신뢰하느냐고 설문하는 대신, 고객이 평소 하는 행동을 신뢰의 증거로 삼아 지표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는 1990년대 초 미국 시애틀 시민들이 지역사회의 가치를 스스로 정의하고 이를 측정할 지표까지 직접 만든 ‘서스테이너블 시애틀(Sustainable Seattle)’ 사례를 참고했다. 25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해 지역 하천의 야생 연어 개체 수, 텃밭 가꾸기 참여도와 같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항목을 지속 가능성 지표로 삼은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SKT는 고객자문단 100명을 대상으로 기업 신뢰의 의미와 신뢰 형성·훼손 요인을 묻는 온라인 조사와 심층 집단 인터뷰(FGI)를 마쳤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객은 ▲요금·가격 정보 투명성 ▲개인정보와 보안 관리 ▲문제 발생 시 책임 있는 해결 ▲안정적인 서비스 ▲장기고객과의 약속을 중요하게 꼽았다.


고객자문단은 요금제 가입·변경, 통신 서비스 이용, 멤버십 관리·활용, 고객 접점, 기업과의 신뢰 유지 등 5개 영역에서 신뢰가 형성되는 구체적인 상황과 그에 따른 행동 변화를 발표했다. 핵심은 기업을 신뢰할수록 고객이 스스로 챙기고 확인하는 행동이 줄어든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선택약정할인 만료 시점을 미리 안내받아 혜택을 놓친 적이 없는 고객은 재신청 날짜를 따로 챙기거나 고객센터에 문의하지 않고, 안내 문자만 보고 신청한다. 유료 부가서비스를 해지한 뒤 다음 달 청구서로 해지 여부를 다시 확인하지도 않는다. 고객이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 그 자체가 신뢰의 지표가 된다는 것이다.


참석자들은 분과별로 이런 행동의 유형을 정리·구체화하고 우선순위를 매긴 뒤, 각 지표를 끌어올리려면 SKT가 무엇을 바꿔야 할지를 놓고 열띤 토의를 이어갔다.


SKT는 이번에 나온 지표 후보를 일반 통신 고객 대상 추가 조사로 검증해 기업 신뢰를 진단·관리하는 지표 체계로 다듬을 계획이다. 확정된 지표는 실제 고객 행동 데이터와 연결해 신뢰가 흔들리는 조짐을 조기에 포착하고 맞춤 조치를 취하는 데 활용한다. 나아가 상품·서비스 출시 전 고객 관점의 점검 기준을 마련하고, 요금과 약정·혜택 안내의 투명성도 다시 살필 방침이다.


안완기 고객신뢰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자리는 고객이 일상 경험을 토대로 직접 신뢰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논의가 일회성 의견 수렴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객의 관점에서 실행 과정과 성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명진 SKT MNO CIC장은 “신뢰는 기업이 선언하는 가치가 아니라 고객이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판단하는 결과”라며 “고객자문단이 직접 제안한 신뢰의 기준을 상품과 서비스, 고객 응대 전반의 점검 기준으로 발전시켜 고객의 목소리가 실제 변화로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T는 지난 6월 22일부터 대학생과 함께 서비스 혁신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CX 캠퍼스’ 프로젝트를 8주간 운영했다. 참여 대학생들은 SKT 실무자와 협업해 플래그십 스마트폰 마케팅, T로밍 이용 확대, 보안 경험 강화, 오프라인 매장 이용 개선 등 4개 과제를 수행하며 시장·고객 수요 분석과 개선안 도출, 실행 아이템 제안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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