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르면 뭐해”…5년 고정금리 끝난 ‘영끌족’, 이자 부담 ‘발목’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6.09.22 07:03  수정 2026.09.2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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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3% 금리가 최대 7%까지 ‘쑥’

실거주 중심 규제 속 매도·갈아타기도 힘들어

자산 늘었지만, 현금 곳간은 ‘텅텅’

저금리 시기에 5년 고정형 주담대로 내 집 마련에 나섰던 차주들이 금리 인상기와 변동금리 전환기가 맞물리면서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연합뉴스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유예기간이 끝나고 변동금리로 전환을 앞둔 차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연 3%대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에 나섰지만, 최근 금리가 7%대를 눈앞에 두면서 변동금리 전환 시 매월 감당해야 할 이자 부담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자산 가치는 수억원씩 올랐지만, 실거주 중심 규제 등이 맞물리면서 매도는 물론 갈아타기도 힘든 실정이다.


2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지난 2021년 취급한 5년 고정형 주담대는 20조3404억원 규모다.


5년 고정형 주담대는 대출받은 뒤 최초 5년간 고정금리가 적용되고,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된다.


2021년 당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0%대에 머물렀다. 저금리가 한동안 이어진 탓에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도 연 2~3% 수준을 나타냈다.


현재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95~6.92%까지 올라섰다. 이달 들어 금리상단은 한 때 7.29%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국은행이 통화 긴축으로 돌아선 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시장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고정형 주담대의 기준금리가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연 4.656%까지 올라 2년 10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변동금리 전환 시점에는 단순히 기준금리표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차주의 신용점수(CSS)와 부수적인 거래 실적 등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다.


소득 요건이 달라지거나 신용점수 변동, 급여 이체나 카드 실적 미달 등으로 우대금리 혜택이 사라지면 그만큼 금리 상승폭은 더 커질 수 있다.


같은 5년 고정형 주담대여도 대출 실행 당시의 약정 조건과 현재 은행이 제시하는 금리는 다를 수 있다. 남은 원금과 상환기간에 따라서도 실제 월 상환액은 달라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2021년 코로나 시기 당시 금리가 워낙 낮았고, 지금 금리가 너무 많이 오른 상태여서 이번에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차주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상당할 수 있다”며 “아직 창구에서 월 원리금 상환액이 대폭 늘어난 데 따른 민원이 많지는 않지만, 금리 재산정은 이제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출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유 주택을 매각해 부채를 축소하는 방법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


A씨는 지난 2021년 수도권 외곽에 6억원짜리 아파트를 매매하기 위해 3억8000만원을 대출받았다. 당시 연 3.3% 금리가 적용돼 월 상환액은 그동안 166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변동금리로 전환돼 앞으로 연 5.8%의 금리가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월 상환액은 기존보다 48만원가량 많은 214만원으로 뛴다. 연간 기준 약 600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A씨는 “5년간 집값이 2억원 이상 뛰었지만, 사실상 깔고 앉은 돈이라 의미가 없다”며 “이자 부담이 크면 집을 팔아 빚을 털면 되지 않냐고 하지만, 이제 5년 전 집값으로는 매매가 불가능하고, 전월세는 이미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고 토로했다.


소득 증가 속도가 늘어나는 이자 부담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계대출 부실 우려도 커질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실제 가계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주담대 연체액도 증가세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주담대 연체액은 2022년 말 1조원에서 올해 6월 말 2조2000억원으로 2배 이상 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집값도, 금리도 다 올라서 차주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건 ‘버티기’뿐”이라며 “실수요자의 이자 부담이 대폭 늘게 되면 거시경제 측면에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갱신을 앞둔 차주들은 현재 적용금리와 남은 원금, 잔여 만기, 새로운 금리 조건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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