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서 中 DF-15 계열 추정 잔해 발견…사우디 첫 실전사용 정황
이란 미사일 20여발 막는데 패트리엇 60~70발·사드 10여발 투입
美 요격탄 재고 부족 우려…중동 소모전에 러·中 대응 부담 커져
지난달 22일 예멘 사나에 모인 대학생들이 홍해 봉쇄를 지지하는 집회에 참석해 이스라엘 국기 및 미국 성조기를 밟고 지나가고 있다. ⓒ EPA/연합뉴스
중동에서 미사일 소모전이 격화하면서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무기 운용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사우디가 수십 년간 보유만 해온 중국산 탄도미사일을 처음으로 실전에 투입한 정황이 포착됐고 미국은 이란의 공격 한 차례를 막는 데만 패트리엇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탄 70발 이상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예멘에서 중국산 둥펑(DF)-15 계열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잔해가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공개된 영상 속 잔해의 형태와 구조 등을 분석해 DF-15A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사우디 당국은 발사 여부를 부인하지 않았으며 후티가 해당 종류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1980년대부터 중국산 탄도미사일을 도입했지만 실제 전투에서 사용한 사실이 알려진 적은 없었다. 이번 발사가 확인되면 사우디가 중국산 탄도미사일을 실전에 사용한 첫 사례가 된다. 다만 발견된 미사일 동체만으로는 탄두가 목표물을 타격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DF-15 계열은 사거리에 따라 예멘뿐 아니라 이란 남부 일부 지역까지 겨냥할 수 있어 이번 발사가 후티를 넘어 이란을 향한 억지 메시지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도 빠르게 요격탄을 소진하고 있다. WSJ는 미군이 최근 요르단 주둔 미군을 겨냥한 이란의 탄도미사일 약 20발을 막는 과정에서 패트리엇 요격탄 60~70발과 사드 요격탄 10여발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일부 이란 미사일이 여러 개의 탄두 또는 기만체를 분리하는 방식으로 방공망을 압박하면서 실제 날아온 미사일보다 훨씬 많은 요격탄이 필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격으로 미군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의 전투기 등 일부 항공기가 피해를 입었다. 문제는 이런 공격이 반복될 경우다. 패트리엇과 사드 요격탄은 단기간에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데다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에서 동시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내부에서는 중동에서 요격탄을 계속 소모할 경우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잠재적 충돌에 대비한 재고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우디 역시 후티의 미사일·드론 공격이 이어지면서 방공 요격탄 부족에 직면해 영국과 프랑스, 파키스탄, 이집트 등에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