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명태균 진술 신빙성…오세훈 항소심 새 증거 채택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9.16 17:14  수정 2026.09.1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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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서 당선무효형 선고…2심 종결 앞두고 새 변수

"오세훈이는 몰라…내가 알아서 해" 명태균 녹취

김한정 측 "공소사실 배치…기존 진술 반박" 주장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왼쪽) 서울시장과 명태균씨.ⓒ뉴시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제공받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에서 새로운 통화녹음이 증거로 채택됐다. 해당 녹음에는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등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명씨의 발언이 담겨 있어 항소심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재권)는 16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사업가 김한정씨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김씨 측이 제출한 명씨와의 통화녹음 3개를 탄핵증거로 채택했다. 탄핵증거는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기 위한 증거를 말한다. 범죄사실 자체를 직접 입증하는 증거가 아니기 때문에 형사소송법상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수사 및 기소를 담당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부동의에도 "불법적으로 취득했거나 허위 조작 정황이 아직 없다"며 법정에서 해당 파일 주요 발췌본 재생을 허락했다.


녹취에는 명씨가 김씨에게 "오세훈이는 몰라. 걱정하지 말라 해. 내가 알아서 해"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여론조사를 두고는 "어쨌든 오세훈이 이기는 걸로 생각하고. 염려 말라"며 "오 시장이 높게 나오는 걸로 내가 만들어주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또 명씨가 "오세훈이 가만히 있어도 김종인이 다 만들어준다"며 오 시장을 두고 "간이 작다"는 취지의 평가와 함께 상당한 불만을 드러내는 내용도 포함됐다. 오 시장과 다시는 안 볼 수도 있다며 관계 단절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씨 측은 이 같은 내용이 오 시장의 여론조사 의뢰 및 비용 대납을 전제로 한 명씨의 기존 진술과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단순히 명태균 진술에 대한 탄핵증거라기보다 공소사실이 진실이 아니라는 적극적 반대증거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특검은 해당 통화에서 주어나 목적어가 생략된 부분이 많아 내용 자체에 여러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포렌식 결과 제출된 3개 파일 가운데 세 번째 파일이 원본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시점인 2024년 11월께 저장매체가 이동된 흔적이 있다고도 설명했다.


특검은 "편집 및 조작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탄핵증거라도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 측은 파일을 편집하거나 조작한 사실이 없다며 앞서 특검에 파일 원본성 및 동일성 유지 여부 확인을 요청했음에도 실제 검증도 없이 의혹을 제기한다고 꼬집었다.


특검은 김씨가 1심 당시에도 녹음파일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를 제출하지 않다가 항소심에서 일부만 선별해 제출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씨 측은 예전에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발견한 것이라며 나머지 녹음파일도 재판부가 요청하면 제출할 수 있다고 맞받았다.


앞서 1심은 명씨의 진술뿐 아니라 오세훈 캠프 관계자들의 카카오톡 대화와 여론조사 진행·공표 과정, 대납 자금 흐름 등을 종합해 오 시장 측이 의뢰한 여론조사 5건의 비용을 김씨가 대신 지급한 사실을 인정했다. 오 시장에게는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 강 전 부시장에게는 벌금 300만원, 김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특히 1심은 캠프 관계자들이 여론조사 운영과 공표 시점 등을 논의한 카카오톡 대화 등을 명씨 진술을 뒷받침하는 정황증거로 판단했다. 오 시장 측은 명씨 진술에 의존한 판단이라며 항소했다.


항소심에서는 이번에 제출된 녹음파일이 명씨의 진술 신빙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와 함께 1심이 유죄 판단의 근거로 삼은 여론조사 관련 정황증거와 새 녹취가 어떻게 맞물리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재판부는 오는 10월2일 오후 2시를 결심공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다. 이날 특검의 최종의견 진술과 구형에 이어 피고인 측의 최후변론과 최후진술이 차례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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