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소체치매 '두 가지 진행 경로' 확인…맞춤 치료 가능성"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9.15 15:12  수정 2026.09.1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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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연구팀, 환자 83명 PET·AI 분석

아밀로이드·도파민 이상 시작 순서 따라 진행 달라

“환자별 맞춤 치료·임상시험 설계에 활용 기대”

루이소체치매 진행유형 구분. ⓒ세브란스병원

환자마다 증상과 진행 경과가 크게 달랐던 루이소체치매가 뇌에서 나타나는 병리 변화의 순서에 따라 서로 다른 두 가지 경로로 진행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정석종 신경과 교수와 박찬욱 연세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교수 연구팀은 루이소체치매가 아밀로이드 축적과 도파민 신경계 퇴행 중 어떤 변화가 먼저 나타나는지에 따라 두 가지 진행 유형으로 나뉜다는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루이소체치매는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치매 중 하나로 환시와 렘수면행동장애, 인지기능 변동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같은 질환이라도 환자마다 증상과 진행 양상이 크게 다르다는 특징이 있다.


루이소체치매 환자의 뇌에서는 기저핵의 도파민 결핍과 대뇌 기능 저하, 베타아밀로이드 축적 등이 관찰되지만 이러한 변화가 어떤 순서로 발생하고 진행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루이소체치매 환자 83명의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과 도파민 운송체 PET 영상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아밀로이드 축적과 뇌관류, 기저핵 도파민 결핍 정도를 확인하고 인공지능(AI) 분석기법을 활용해 각각의 뇌 변화가 나타나는 순서를 추정했다.


ⓒ세브란스병원

분석 결과 루이소체치매는 크게 두 가지 진행 경로로 구분됐다. 한 유형은 아밀로이드가 먼저 축적된 뒤 뇌관류 감소와 기저핵 도파민 결핍이 차례로 나타났다. 다른 유형은 기저핵의 도파민 결핍이 먼저 시작되고 이후 뇌관류 저하와 아밀로이드 축적이 뒤따랐다.


두 유형은 임상 증상과 뇌영상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아밀로이드 축적이 먼저 시작된 환자군에서는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뇌위축과 높은 수준의 아밀로이드 축적이 관찰됐다. 반면 도파민 결핍이 먼저 시작된 환자군에서는 렘수면행동장애와 환시가 더 흔했고, 뇌의 특정 영역이 상대적으로 보존되는 루이소체치매의 전형적인 영상 특징도 더욱 뚜렷했다.


정석종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루이소체치매가 아밀로이드 병리가 먼저 진행하는 유형과 도파민 신경계 퇴행이 먼저 진행하는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환자마다 다른 증상과 진행 경과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뿐만 아니라 향후 환자의 병리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와 임상시험 설계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브레인(Brain, IF 12.6)’에 게재됐다.


한편 국내 고령화와 함께 치매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의 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약 97만명으로, 올해 처음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65세 이상 인구의 약 9.25%에 해당하는 규모다. 치매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도인지장애 환자 역시 2025년 약 298만명에서 2033년 4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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