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 효과 어디로?…가격 인하 대신 '추석 할인' 커지나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09.16 06:34  수정 2026.09.16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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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500원대서 1300원대로

원료 구매 시차에 누적 원가 부담, 가격 인하 아직

정부·식품업계 추석 할인 확대…장바구니 부담 완화

추석 연휴를 열흘 앞둔 14일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 5일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두 달여 만에 200원 넘게 떨어졌지만 식품 가격은 아직 뚜렷한 변화가 없다. 환율 하락 효과가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는 데다 누적된 원가 부담도 여전해서다.


업계에서는 환율 하락에 의한 원가 부담 절감 효과가 즉시 나타나지 않는 만큼, 당장 제품 가격을 내리기보다 추석 시즌 할인행사를 통해 소비자 혜택을 늘리는 방식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 1일 장중 1559.2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1360원대까지 내려왔다. 환율이 1300원대에 진입한 건 약 11개월 만이다.


환율 하락은 수입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8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56.31로 전월보다 2.4%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오르는 상황에서도 수입물가가 하락한 것은 환율 변동 영향이 컸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수입 원재료를 사용하는 식품기업 입장에서는 원가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 생긴 셈이다. 다만 이같은 환율 변화가 소비자 가격에 곧바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환율 하락은 식용유·조미료 등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가공식품의 원가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기업이 원료를 구매한 시점과 실제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시점 사이에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식용유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떨어졌다고 해서 제품 원가에 즉시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며 "통상 원료는 3개월이나 6개월 단위로 구매하기 때문에 지금의 환율이 적용되는 시점은 향후 단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통상 식품업계는 환율 전망에 따라 원료 구매 시점과 물량을 조정한다. 환율 상승·하락 전망에 따라 물량을 미리 확보하는 등 구매 전략을 달리하기 때문에 현재 환율이 실제 원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농수산식품 물가는 품목별 가격 편차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사과(홍로·상품) 10개 소매가격은 2만2976원으로 전년보다 12.1% 내렸고, 배(원황·상품) 10개도 2만5833원으로 8.2% 하락했다. 올해 기상 여건이 비교적 양호했던 만큼 출하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수산물도 품목별 가격 차이가 나타났다. 고등어(염장)는 한 손에 5184원으로 전년보다 24.6% 내렸고, 참조기(냉동·중)는 한 마리에 1731원으로 21.9% 하락했다. 반면 오징어(냉동·중)는 한 마리에 4842원으로 1.8% 올랐다.


축산물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이어지고 있다. 한우 안심 100g은 1만5346원으로 전년보다 13.8% 올랐고, 삼겹살 100g은 3012원으로 12.0% 상승했다. 계란 특란(30구)도 7166원으로 5.8% 올랐다.


석 연휴를 열흘 정도 앞둔 지난 13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시장에서 시민들이 제수용 생선 등을 구입하고 있다. ⓒ뉴시스

이처럼 추석 성수품 가격이 품목별로 엇갈리는 가운데 정부도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성수품 공급과 할인 지원 확대에 나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석 성수품을 평시 공급량의 1.6배 수준인 16만3000톤(t)을 공급하고, 오는 23일까지 역대 추석 기준 최대 규모인 590억원을 투입해 농축산물 전 품목을 최대 40% 할인 지원할 계획이다.


식품업계도 추석 대목을 맞아 할인행사를 확대하고 있다. 제품 가격을 즉시 낮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명절 판촉을 통해 소비자 혜택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내려갔다고 해서 제품 가격을 즉시 조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명절을 앞두고 주요 제품을 중심으로 할인행사나 기획전을 확대하는 것은 통상 있어왔던 일인 만큼, 올 추석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식품기업 20개사는 추석 수요가 많은 4765개 품목을 대상으로 최대 64% 자체 할인을 진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이 식품 가격에 즉각적인 인하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렵지만, 추석을 계기로 소비자 혜택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일부 반영될 수 있다고 봤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올 추석 물가는 지난해보다 다소 안정될 전망"이라며 "추석에 소비되는 과일 대부분이 국산이라 환율 영향이 크지 않고, 식품업체들도 명절 할인이나 묶음 판매를 통해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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