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효과 사라진 'K푸드'…환율 급락에 수출·내수 희비 교차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09.11 07:45  수정 2026.09.1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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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새 환율 200원 급락, 수출기업 '긴장'

​수입 원재료 부담 완화, 내수기업 '기대감'

"유가·시점 따라 달라…개선여부 지켜봐야"

서울 마포구 CU홍대상상점을 찾은 외국인 여행객이 라면을 먹고 있다. ⓒ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두 달여 만에 1500원대에서 1300원대로 떨어지자 식품업계의 셈법도 달라지고 있다.


고환율 국면에서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원화 환산 효과를 누린 반면, 수입 원재료 의존도가 높은 내수 중심 기업들은 원가 부담에 시달려 왔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반전되면서 원화 강세 흐름에 대응할 새로운 전략 마련이 시급해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최근 일주일간 1340원대에서 1330원대 수준이다. 지난 7월 1일 1559.2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두 달여 만에 200원 넘게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지속된 고환율(환율 약세) 기조에 힘 입어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 농심 등 주요 기업들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누적 해외 매출액은 1조230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4% 증가했다. 이 회사의 해외 매출 비중은 반기 전체 매출액의 83%에 달했다.


CJ제일제당도 같은 기간 해외에서 3조62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규모는 7.2% 증가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약 42%다.


농심의 해외법인 매출은 6414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26.8% 상승했다. 이 회사의 해외 사업 비중은 전체의 34%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두 달 새 200원 넘게 급락한 환율 흐름이 지속될 경우, 그간 수출 주력 기업들이 누렸던 환율 특수가 약화되면서 하반기 실적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환율 하락에 따른 수입 원료비 절감 효과는 있지만 해외에서 벌어들인 매출의 원화 환산액이 줄고, 이는 결국 장부에 기록되는 해외매출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특히 삼양식품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원 움직일 때마다 영업이익이 약 20억원 안팎으로 변할 것이란 증권가 일각의 추산도 나온다.


다만 수출기업들이 환율 하락을 단순히 악재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이미 환율 변화에 의한 실적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해외 판매 확대와 생산 효율성 강화, 현지 생산을 통한 외화 수입·지출 상쇄 및 제품 다변화 등에 주력하고 있어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당사의 소스류는 해외 수출 비중이 높아 환율이 변동할 경우 제품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글로벌 시장의 추세와 환율 변동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관련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반면 내수 비중이 높은 식품사에서는 환율 하락에 따른 하반기 수익성 개선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내수 비중도 높은 CJ제일제당의 경우 상반기 원당·원맥·대두·옥수수 등 주요 수입 원재료 매입액이 1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당시 적용된 매입 환율은 달러당 평균 1483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최근 일주일 환율 수준인 1340원으로 단순 적용해 추산하면, 같은 물량을 확보하는데 드는 원화비용만 1000억원 가량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롯데웰푸드도 올해 공시한 반기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약 35억원 규모 이익증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식품 산업은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경기 및 환율 변동, 국제 원재료 수급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당사는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의 외부 요인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자 다양한 전략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수 비중이 90% 수준인 오뚜기도 팜유와 대두유 등 주요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환율 안정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환율 하락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팜유·소맥 등 국내 식품업계가 주로 수입하는 핵심 원재료의 국제 가격 상승과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에 따른 유가 급등세가 맞물리면서, 환율 하락에 따른 원가 부담 완화 효과가 일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결국 실제 원가 개선 시점은 환율 추이뿐만 아니라 원재료 국제 시세, 원료 구매 및 재고 투입 시점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 시기 계약한 재고가 남아 있어 수익성이 개선되는 시점을 단정하긴 어렵다"며 "향후 식품사들의 핵심 과제는 환율과 원재료 가격 등 외부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다변화된 사업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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