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양양공항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국제선'이 아니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9.09 11:00  수정 2026.09.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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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노선 재개 기대감…

속초·강릉 묶은 관광상품과 항공사 수익성 확보가 지속 운항 관건

"이제 상하이에 가려고 굳이 인천공항까지 갈 필요가 없겠네."


강원도에 사는 사람이라면 반가운 소식이다. 2023년 이후 국제선 정기편이 사실상 끊겼던 양양국제공항에서 다시 상하이행 국제선 취항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라타항공이 양양~상하이 노선의 주 3회 운수권을 확보하면서 양양공항이 국제공항으로서의 기능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상하이는 중국에서도 항공수요가 큰 시장이다. 최근 한중 간 항공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중국 관광객이 인천공항을 거치지 않고 양양으로 직접 들어온다면 강원지역 관광산업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비행기가 다시 뜨면 양양공항은 살아나는 것일까?


양양공항의 과거를 돌아보면 답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여러 국제선이 개설됐지만 수요와 수익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중단되는 일이 반복됐다.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출범했던 플라이강원 역시 노선과 기단을 확대했지만 코로나19라는 예상하지 못한 충격과 자본 부족,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운항을 중단했다.


따라서 이번 상하이 노선은 첫 취항이나 초기 탑승률보다 1년, 2년 뒤에도 계속 운항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 노선을 준비하는 파라타항공이 플라이강원을 인수해 새롭게 출발한 항공사라는 점이다. 같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지만 운영방식은 달라지고 있다. 올해 1~7월 누적 정시율 89.4%를 기록하는 등 운항의 기본기를 강조하고 있으며, A330 광동체를 활용해 단거리 저가시장뿐 아니라 비즈니스와 중·장거리 시장까지 겨냥하고 있다.


지방공항 활성화를 위해 항공사에 무조건 많은 노선을 요구하는 것이 좋은 정책은 아니다. 항공사가 수익성이 높은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어야 지방노선도 지속할 여력이 생긴다. 그런 의미에서 파라타항공의 인천 네트워크와 양양 노선은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항공사의 변화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배후수요다.


상하이가 인구가 많고 항공수요가 큰 도시라는 사실과 상하이~양양 노선에 충분한 수요가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상하이 사람들이 한국을 방문한다고 해서 모두 양양으로 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양공항의 배후시장을 양양이라는 행정구역에 가둬서는 안 된다. 속초 강릉 등 강원지역 관광자원을 하나의 관광권으로 묶고, 상하이에서 들어온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숙박하고 소비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다시 말해 '상하이~양양 항공권'을 파는 것이 아니라 ‘상하이~강원 관광상품’을 팔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항공사뿐 아니라 여행사, 호텔과 리조트, 관광시설, 교통사업자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인천공항은 수도권이라는 거대한 배후시장이 이미 존재하지만 양양과 같은 지방공항에서는 배후수요 자체를 지역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항공사의 수익성이다. 지방자치단체에는 관광객이 지역에서 숙박하고 식사하고 소비하는 것 자체가 경제적 효과다. 그러나 항공사는 결국 그 항공편을 운항해서 적정한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초기 지원금과 인센티브로 노선을 유치할 수는 있다. 그러나 지원이 줄어들었을 때 항공사가 철수한다면 지속 가능한 노선이라고 하기 어렵다. 지역경제에는 성공한 노선인데 항공사에는 실패한 노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에는 항공사뿐 아니라 강원지역도 달라져야 한다. 항공사가 비행기를 띄우면 지자체가 승객을 기다리는 방식이 아니라, 항공사와 지역이 함께 지속적인 수요를 만들어야 한다.


지방공항 활성화의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 국제선이 몇 개 개설됐는지, 첫 취항편의 탑승률이 얼마나 되었지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노선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 반복적인 수요가 만들어지는지, 항공사가 과도한 지원 없이 계속 운항할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


첫 비행기가 뜨는 날 박수를 보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비행기가 1년 뒤에도, 2년 뒤에도 계속 뜨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양양공항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국제선이 아니다. 한 번 취항한 항공기가 떠나지 않는 시장이다.


글/ 김광옥 한국항공대 항공경영학과 교수


김광옥 한국항공대 항공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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