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집밥’ 이준익의 익숙한 감성, 정진영의 연기로 완성한 도파민 [볼 만해?]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9.08 14:54  수정 2026.09.0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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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의 첫 숏드라마

9일 개봉 후 17일 레진스낵 공개

숏드라마 특유의 막장 서사는 없지만, 익숙한 가족 서사를 정진영, 이정은의 맛깔난 연기로 완성한 ‘아버지의 집밥’은 그 자체로도 보는 이들을 빠져들게 한다. 극장의 큰 스크린에서 만나는 세로형 화면은 다소 낯설지만, 이야기와 배우들의 연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극에 몰입하게 된다.


9일 개봉하는 ‘아버지의 집밥’은 40년간 삼시세끼 집밥만 찾던 아버지 하응(정진영 분)이 ‘요리백지증’에 걸린 아내 순애(이정은 분)를 대신해 생애 처음 부엌에 들어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숏폼 플랫폼 레진스낵의 숏드라마로,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받아 공개된 이후 극장 개봉까지 확정했다. 극장에서는 세로형 화면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이준익 감독의 첫 숏드라마로 개봉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아버지의 집밥’ 스틸ⓒ레진스낵

익숙하면서도 쉬운 서사로 몰입을 끌어낸다. 가부장적이지만, 책임감만큼은 강한 아버지 하응을 필두로, ‘요리백지증’을 계기로 반란을 시작하는 어머니 순애, 가족을 아끼지만 내 삶을 영위하기도 팍팍한 아들들까지. 전통적인 가족 서사를 바탕으로, 적절한 웃음과 눈물을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미워할 수 없는 하응, 순애의 귀여운 면모가 웃음을 자아내는가 하면, 뭉클한 반전을 통해 여운을 남기며 이준익표 따뜻한 감성을 제대로 느끼게 한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고, 순애의 비밀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유지하면서,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도 자연스럽게 유발해 낸다.


총 61회 차의 긴 서사를 연결해 스크린 위에 펼쳐내는 만큼 146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자랑한다. 그럼에도 모두가 ‘아는’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이어나가는 이 감독의 역량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세로형 화면 특성상, 풍성한 미장센을 즐기는 재미는 없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지루함을 상쇄한다. 정진영, 이정은을 필두로 변요한, 박지연 등 베테랑 배우들의 입체적인 연기를 만나는 재미가 확실하다. 특히 가부장적인 아버지 하응의 복잡한 감정을 깊이 있는 연기로 완성해 낸 정진영의 공이 크다.


다만 2분 내외의 러닝타임 안에 흥미를 만들어내고, 다음 회차로의 선택을 유도해야 하는 숏드라마로의 경쟁력은 얼마나 갖추고 있을지엔 의문이 남는다.


‘아버지의 집밥’은 9일 개봉 후 레진스낵을 통해 9월 17일과 24일에 걸쳐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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