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마트 첫 음반 판매…발매 시각 맞춰 배송 시작
카페·편의점·패션·뷰티 이어 퀵커머스로 확장
일상 속 노출부터 구매까지…생활 플랫폼이 새 홍보 접점
오는 11일 오후 1시, 르세라핌(LE SSERAFIM)의 새 앨범이 발매되면 B마트에서도 앨범 배송이 바로 시작된다. 팬들은 음반 매장을 찾거나 택배를 기다리지 않고 장보기 앱에서 주문한 앨범을 당일 받아볼 수 있다. 아이돌 음반의 판매처가 퀵커머스까지 넓어지면서 사람들이 매일 이용하는 생활 플랫폼도 새로운 컴백 무대가 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B마트는 지난달 28일부터 르세라핌의 싱글 2집 ‘메이드 마이 나이트’(Made My Night)를 예약 판매하고 있다. B마트가 케이팝(K-POP) 앨범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발매 시각인 11일 오후 1시부터 배송을 시작하며 예약자가 선택한 배송 시작 시각으로부터 한 시간 안에 전달한다. B마트의 즉시배송 기능을 앨범 발매 일정에 접목한 것이다.
여기에 B마트의 주요 판매 품목인 먹거리도 끌어왔다. 구매 상품에 따라 B마트 단독 미공개 포토카드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앨범과 르세라핌 멤버들이 고른 간식 5종을 묶은 상품도 마련했다.
B마트에서 판매하는 르세라핌의 싱글 2집 ‘메이드 마이 나이트’ 패키지. 앨범과 멤버들이 고른 음식을 함께 구매할 수 있다. ⓒB마트
쏘스뮤직은 “‘서로의 케미스트리로 특별해진 밤’이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앨범 프로모션을 구상하면서 요즘 세대의 나이트 라이프에서 빠질 수 없는 배달음식을 자연스럽게 연결했다”며 “B마트의 빠른 배송 서비스를 활용해 르세라핌의 앨범을 일상에서 보다 색다르게 만날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빠른 배송과 식품이라는 플랫폼의 특성을 앨범의 ‘밤’ 콘셉트와 연결지었다.
최근 음반 유통은 전문 판매점 밖으로 판매처를 넓히는 데서 나아가 각 플랫폼이 지닌 상품과 기능을 앨범에 결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지난해 5월 라이즈(RIIZE)의 정규 1집 ‘오디세이’(ODYSSEY)의 메가커피 전용 버전을 전국 3600여개 매장에서 판매했다. 올해 6월 GS25는 보이넥스트도어(BOYNEXT DOOR) 의 정규 1집 ‘홈’(HOME)을 편의점 채널에서 단독 판매하면서 앨범 아트워크를 적용한 빵과 젤리, 멤버 음성이 담긴 골전도 스피커 캔디를 함께 선보였다. 카페와 편의점이 전국 점포망과 식품이라는 본업의 강점을 케이팝에 입힌 사례다.
패션 플랫폼은 앨범의 이미지를 입는 상품으로 옮겼다. 무신사는 지난 7월 하츠투하츠(Hearts2Hearts)의 미니 2집 ‘레몬 탱’(Lemon Tang) 발매에 맞춰 앨범과 공식 상품을 판매했다. 앨범 콘셉트와 멤버별 캐릭터를 반영한 무신사 스탠다드 티셔츠 8종을 출시하고 성수동에서 협업 팝업도 운영했다.
올리브영은 알파드라이브원의 데뷔 앨범 ‘유포리아’를 주요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면서 케이팝 아티스트 최초로 ‘오늘드림’을 적용했다. ⓒ올리브영 인스타그램
뷰티 플랫폼인 올리브영은 배송 기능을 활용했다. 지난 1월 알파드라이브원의 데뷔 앨범 ‘유포리아’(EUPHORIA)를 주요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면서 케이팝 아티스트 최초로 ‘오늘드림’을 적용했다. 온라인 판매가 앨범 발매 다음 날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발매 시각에 맞춰 배송에 들어가는 이번 B마트 사례와는 차이가 있다.
유통업체가 케이팝 음반을 들이는 이유는 앨범 판매 자체에만 있지 않다. 팬을 매장과 앱으로 끌어들이고 자사의 주력 상품 구매까지 연결할 수 있어서다. GS25가 지난 7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누적 케이팝 앨범·협업 상품 매출은 협업을 시작한 2023년 연간 매출보다 100배 증가했다. 보이넥스트도어 협업 당시 멤버 랜덤 씰을 넣은 빵은 출시 직후 해당 상품군 매출 1위에 올랐고, 골전도 스피커 캔디는 사전예약 물량 4000개가 완판됐다.
B마트 역시 식료품을 넘어 생활 전반의 상품을 판매하는 장보기 채널로 자리 잡기 위해 식품 외 영역을 넓히고 있다. B마트 측은 “이러한 외연 확대의 연장선에서 앨범 판매를 계획했다”며 “이번을 시작으로 다양한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굿즈와 식품·비식품 협업 상품으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예약 판매량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고객 반응은 좋다고 설명했다.
앨범 판매뿐만 아니라 컴백 홍보도 팬들이 일부러 찾아가는 공간에서 일상적인 소비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데이식스(DAY6)의 데뷔 10주년 캠페인 당시 일부 카카오T 택시에서는 승하차 때 멤버들의 음성이 흘러나오고 앱의 이동 경로 위 차량 표시도 멤버별 이미지로 바뀌었다. 팬들의 축하 메시지는 택시와 공항, 주차장, 도심 전광판 등 전국 2만여개 광고 매체에 노출됐다.
르세라핌 ⓒ쏘스뮤직
케이팝 음반의 판매처가 홍보 매체이자 콘텐츠가 되고 있다. 플랫폼은 팬덤을 통해 새로운 고객과 상품군을 확보하고 아티스트는 평소 케이팝을 찾아보지 않는 이용자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르세라핌의 앨범이 장보기 앱에서 간식과 함께 도착하는 풍경은 이제 컴백 경쟁이 누구의 일상에서 어떻게 발견되게 할 것인지로 넓어졌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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