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주방엔 '핏 앤 맥스'…600㎜ 규격 안에서 용량·성능 확보
A등급보다 전력 70% 더 절감…빌트인·고효율로 유럽 공략 속도
독일 베를린 도심 '메세 베를린'에 위치한 LG전자 부스 내부.ⓒ데일리안 임채현 기자
유럽 소비자를 잡으려면 가전을 무작정 키울 수 없다. 좁은 주방과 정해진 가구 규격에 맞춰야 하고, 전기료 부담도 낮춰야 한다.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 LG전자 부스에서는 이런 고민에 맞춘 제품들이 곳곳에 자리했다. 제품과 가구 사이 틈을 4㎜까지 좁힌 '핏 앤 맥스'와 A등급보다 전력 사용량을 최대 70% 더 낮춘 고효율 가전이 대표적이다. 이는 각각 가전과 주변 가구 사이의 설치 간격, 유럽 최고 에너지효율 등급 대비 추가 절감률을 뜻한다.
유럽 가전 시장의 특성을 겨냥한 숫자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주거공간이 좁아 정해진 공간에 제품을 맞춰 넣어야 하고, 에너지 비용에도 민감하다. LG전자는 올해 IFA에서 공간 효율과 에너지 효율을 함께 높인 제품군을 전면에 내세웠다.
대표적인 제품이 '핏 앤 맥스(Fit&Max)'다. 지난해 냉장고에 처음 적용했던 브랜드를 올해 식기세척기와 세탁기, 건조기까지 확대했다. 현장에서 LG전자 관계자는 "공간을 줄이면 성능이 아쉽고, 성능을 높이면 제품이 커지는 트레이드오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좁은 공간에 들어가면서도 용량과 성능을 유지하는 게 핏 앤 맥스의 핵심이라는 얘기다.
냉장고는 제품과 주변 가구 사이 간격을 약 4㎜까지 좁힐 수 있도록 설계했다. 공간을 줄이면서도 냉각 성능과 문 개폐에 문제가 없도록 방열 구조와 힌지 기술을 적용했다. 세탁가전 역시 유럽 표준 가구 깊이인 600㎜를 맞추면서 세탁·건조 용량을 확보했다.
독일 베를린 도심 '메세 베를린'에 위치한 LG전자 부스 내부.ⓒ데일리안 임채현 기자
공간만큼 강조한 것이 에너지 효율이다. LG전자는 유럽 최고 에너지효율 등급인 A등급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70% 추가 절감한 세탁기(A-70%)와 A-35% 냉장고, A-30% 식기세척기를 전시했다.
지난해가 최고효율 제품을 앞세워 기술력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고효율 적용 범위를 보다 넓혔다. 기존 B등급에서 A등급으로 효율을 높인 건조기와 A등급 식기세척기 등 판매량이 많은 제품군에도 고효율 기술을 확대했다.
공간과 효율을 강조한 제품 전략은 빌트인 사업 확대와도 연결된다. LG전자는 올해 초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 SKS에 세탁기와 건조기를 추가하고, LG 시그니처의 빌트인 제품군도 강화했다. 유럽 시장 전용 빌트인 패키지도 새롭게 선보였다.
유럽은 세계 최대 빌트인 가전 시장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빌트인 가전 시장 규모는 약 645억달러로 추정되며, 유럽이 약 40%를 차지한다. 여러 가전을 동일 브랜드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 락인 효과가 크고, 건설사나 주방가구 업체를 대상으로 제품과 관리 솔루션을 함께 공급하는 B2B 사업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류주현 LG전자 HS마케팅커뮤니케이션담당은 "유럽에는 100년이 넘은 가전 브랜드들이 즐비한 만큼 고객들의 가전제품과 IT 기술에 대한 안목은 매우 높은 편"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고객 경험에 대한 데이터를 결합해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이고, 이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의 사업성과를 높이는 계기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