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T+1 토론회
박용진 "중요한 건 속도감"
황성엽 "현장 목소리 배제시 혼선"
2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진행된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T+1) 토론회'가 진행되기 앞서 기념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강현태 기자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T+1)과 관련해 정부가 '속도'를 강조하는 가운데 업계에선 '안정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국민 편익 증대, 글로벌 스탠다드를 명분으로 결제주기 단축이 추진되고 있지만, 50년 넘게 이어져 온 규범이 통째로 바뀌는 만큼, 시스템 안정성과 시장 참여자들의 적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박용진 부위원장은 2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진행된 '증권시장 T+1 토론회' 축사에서 "결제주기 단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도 "어렵고 힘들다고 해서 가지 않아도 되는 길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증권시장은 T+2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오늘 보유 주식을 팔면, 현금은 이틀 뒤에 찾을 수 있다. T+1 시스템이 도입되면 주식을 판 다음날 현금을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박 부위원장은 "국민들은 주식 결제주기가 T+1으로 '단축될 것'이라는 말을 '단축된 것'이라고 이해하기도 한다"며 "이미 코인시장을 비롯해 많은 곳에서 즉시 결제가 이뤄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그렇게 오래 걸리고 느리게 가야 될 일이냐'고 불만 갖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우리 자본시장이 세계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개인 투자자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정부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중요한 것은 안정성을 지키면서 얼마나 속도감 있게 바꿀 것이냐 하는 점"이라고 부연했다.
업계는 속도감을 주문하는 정부와 결이 다른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T+1 전환은 자금 활용 편의성을 높이고 우리 시장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결제주기를 하루 줄이는 일은 단순히 결제일을 앞당기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결제주기 단축이) 매매, 청산, 결제 프로세스는 물론 전산 시스템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변화를 수반하는 대규모 과제"라며 "결제 처리 시간이 줄어들면서 증권사 운영 측면에선 결제 실패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현장 우려가 적지 않다"고 짚었다.
아울러 "시차와 환전 등 한국 시장 고유의 특수성을 고려한 글로벌 투자자 관점과 함께, 제도·인프라 정비, 안정적 전환 기반을 만들기 위한 업계 및 유관기관의 치밀한 준비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황 회장은 "결국 제도 개편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이 얼마나 안심하고 수용할 수 있는가"라며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현장 목소리가 배제된다면 시장에 불필요한 혼선과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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