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우 28% 싸도 안 산다?…우선주 홀대가 키운 '디스카운트'

김하랑 기자 (rang@dailian.co.kr)

입력 2026.09.01 06:47  수정 2026.09.01 06:47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현대차우 52%·LG전자우 65% 할인

"자사주 매입·소각 차별이 원인"

31일 김규식 변호사가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진행한 ‘은폐된 한국 우선주 디스카운트 문제와 그 해법’을 주제로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데일리안 김하랑 기자

삼성전자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28% 싸게 거래되는 등 국내 우선주 '디스카운트'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결권 부재보다 기업들의 우선주 홀대가 가격 격차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31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은폐된 한국 우선주 디스카운트 문제와 그 해법'을 주제로 제55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자들은 국내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크게 할인되는 현상을 단순히 의결권 부재 때문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31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우는 18만6500원으로 보통주(26만원)보다 28.3% 할인된 가격에 거래됐다.


현대차우는 보통주보다 52.8%, LG전자우는 65.2% 낮은 가격에 거래되며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김규식 비스타글로벌자산운용 변호사는 국내 상장 우선주가 사실상 '무의결권 보통주'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국내 우선주가 추가로 받는 배당은 액면가의 1~2% 수준으로, 시가 대비 보장수익률은 0.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의결권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큰 폭의 할인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국내 우선주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기업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공개매수 과정에서 나타난 우선주 차별을 지목했다.


실제로 LG와 금호석유화학 등이 자사주 매입 과정에서 우선주를 제외한 사례가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우선주를 포함해 자사주를 소각했던 삼성전자의 경우 한때 괴리율이 4.8%까지 축소된 바 있다고 분석했다.


김 변호사는 "우선주 디스카운트는 한국 기업거버넌스 문제의 카나리아"라며 "우선주 디스카운트 해소는 보통주를 포함한 한국 자본시장 리레이팅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기업 입장에서도 싼 우선주를 매입하는 것이 자본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동오 우선주 리레이팅 캠페인 대표는 "기업이 저평가된 자기 주식을 매입해 주주가치를 높이려 한다면 보통주보다 현저히 싸게 거래되는 우선주를 외면하고 상대적으로 비싼 보통주만 매입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 자본배분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우선주가 보통주 가격의 30%라면 같은 3000억원을 투입해 약 3.3배 많은 주식을 취득·소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건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위원은 국내 시장에 실체는 보통주와 유사하지만 권리가 빈약한 '가짜우선주'와 조달한 자본이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배당이 지속되는 '좀비우선주'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유 책임연구위원은 이들 우선주를 매입·소각하면 주당순이익(EPS)과 주당배당금(DPS)을 높이는 동시에 낮은 비용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변화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지난 2015년 첫 자사주 프로그램에서 매입액의 30%를 우선주에 배분한 뒤 보통주와 우선주 간 괴리율이 10%대로 좁혀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프로그램에서 우선주 비중이 10%로 줄어들자 괴리율이 다시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다른 기업에서는 우선주 매입을 늘리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월 3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가운데 1000억원을 우선주에 배정했고, BYC도 이달 자사주 매입 물량의 3분의 2를 우선주에 배정했다.


김 센터장은 삼성전자가 내년 1월 이사회에서 우선주 매입·소각 규모를 과거보다 대폭 확대할 경우 다른 상장사의 자사주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에서 가장 큰 대표 기업이 그런 선택을 한다면 앞으로 다른 회사 이사회에는 더 큰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른 회사들이 여전히 보통주만 사는 결정을 할 경우 왜 더 싼 자기 주식을 검토하지 않았는지 주주에게 설명해야 하는 처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하랑 기자 (rang@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