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6734억→순익 669억…4사 부채 14조
민간석탄 72% 강원 집중…미회수 원가 7500억 추산
비수도권 도매가 하락 땐…PF 상환 부담 가중
생성형 인공지능(AI) Chat지피티를 활용해 만든 이미지.
정부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전력 도매가격을 달리 매기는 지역별 한계가격제(LMP)를 추진하면서 강원에 몰린 민간 석탄발전사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송전망 부족으로 발전소를 충분히 돌리지 못하는 데다 대규모 차입금까지 안고 있어 비수도권 도매가격이 낮아지면 투자비 회수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28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6일 공개한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설계안의 골자는 전기요금을 지역별로 차등화하는 것이다. 남부권을 중심으로 비수도권 산업용 전기료를 지역별 최대 10% 낮추고, 한국전력과 발전사 간 도매가격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누는 LMP도 연내 도입을 추진한다. 송전제약이 발생한 시간대에는 전력이 부족한 수도권의 가격이 오르고 공급이 많은 비수도권은 낮아지는 구조다.
민간 석탄발전은 지역별 가격제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민간 석탄발전 8기(7.45GW) 가운데 북평화력·강릉안인·삼척화력 등 6기(5.37GW)가 강원에 몰려 있다. 설비용량 기준 약 72%다.
문제는 민간 석탄발전사의 재무구조가 도매가격 하락을 버텨낼 만큼 탄탄하지 않다는 점이다. 데일리안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분석한 결과 GS동해전력·강릉에코파워·고성그린파워·삼척블루파워 등 4사의 지난해 매출은 총 3조4207억원, 영업이익은 6734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비용 등 영업외손익을 반영한 당기순이익은 669억원으로 영업이익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합산 순이익률은 1.96%에 그쳤다. 부채는 13조9800억원, 합산 부채비율은 416%에 달했다.
강릉에코파워는 영업이익 1881억원을 기록하고도 1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고성그린파워도 영업이익이 1500억원에 달했지만 순이익은 약 4억원에 불과했다.
민간 석탄발전의 전력량 정산금은 단순화하면 연료비에 시장가격과 연료비의 차액을 정산조정계수만큼 더해 산정한다. 업계는 현행 정산방식에서 LMP가 도입돼 비수도권 시장가격이 떨어지면 정산조정계수를 상한인 1까지 높여도 종전 정산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
시장가격이 100원이고 연료비가 60원이라면 계수가 0.5일 때 80원, 상한인 1일 때 100원을 받는 구조다. 그러나 LMP 도입으로 시장가격이 80원까지 떨어지면 계수를 1로 적용해도 받을 수 있는 금액은 80원에 그친다.
생성형 인공지능(AI) Chat지피티를 활용해 만든 이미지.
발전업계 관계자는 “LMP로 비수도권 정산단가가 낮아지면 원가 회수와 PF 원리금 상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수도권 발전소 건설을 유도하려면 지역별 가격은 신규 발전기에 적용하고 기존 발전기에는 원가 회수를 위한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우려는 미회수 원가와 맞닿아 있다. 지난해 동해안 민간 석탄발전의 이용률은 송전망 부족으로 30%대에 머물렀다. 발전량이 줄면서 총괄원가(발전소 건설·운영 비용에 적정 투자보수를 더한 금액)를 회수하지 못한 차액을 업계에서는 ‘미정산금’으로 부른다.
기후솔루션은 ‘한국전력 재무위험 분석 2026: 전력시장 구조의 위험과 개선 방향’에서 각사 사업·감사보고서를 토대로 강릉에코파워와 삼척블루파워의 지난해 말 누적 미회수 원가를 약 7500억원으로 추산했다. 발전업계는 올해 말 미회수액이 약 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비 대부분을 차입으로 조달한 만큼 원가 회수가 늦어질수록 금융 부담은 커진다. 고성그린파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약정액은 4조3400억원이며 올해 상반기 말 실행액은 약 3조5524억원이다. 도매가격 하락으로 현금 유입까지 줄면 PF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정부가 현재 운영 중인 석탄발전 60기를 2040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하겠다는 방침도 변수다. LMP 도입과 석탄발전 폐지가 맞물리면 발전사업의 경제성과 전력산업 전반의 효율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적인 셈법으로 제도를 운영하면 국가 전체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석탄발전을 일괄적으로 없애면서 실질적인 경제성을 내팽개치는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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