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38조원 공공구매력 활용해 초기 수요 창출
성과 따라 대금 지급…성실실패는 제재 면제
조달샌드박스 계약 이행까지 확대…9월 법 개정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에 성공한 기업의 성과물을 별도 경쟁입찰 없이 공공기관이 구매할 수 있는 국가계약 제도가 도입된다. 사전에 정한 규격 대신 성과 달성 여부를 중심으로 계약하고, 기술적 한계에 따른 성실실패는 행정제재를 면제하는 방식도 신설된다.
정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혁신기술 촉진을 위한 국가계약 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은 2025년 기준 238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9%에 달하는 공공구매력을 활용해 혁신기술의 초기 수요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기술개발과 구매가 분리된 현행 제도로는 시장에 없는 첨단기술을 신속하게 도입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국가계약법에 개발·구매 연계형, 성과목표형, 시범특례 등 3대 혁신 계약트랙을 신설한다.
개발·구매 연계형은 R&D 사업자 선정 단계에서 이미 공모를 통한 경쟁을 거쳤다면 성과물 구매 단계에서도 국가계약법상 경쟁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개발에 성공하면 별도 재입찰 없이 사전에 약정한 조건에 따라 해당 기업의 성과물을 구매할 수 있다.
적용 대상은 국가전략기술과 국가첨단전략산업, 소재·부품·장비 및 공급망 관련 기술 등이다. 소관 중앙관서의 장이 신청하고 재정경제부 조달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계약 권한을 부여한다.
개발 성공 기준과 구매 범위·기간은 R&D 사업 공고 단계에서 미리 정하고, 구체적인 물량과 단가는 구매 시점에 확정한다. 다만 개발 목표 달성 실패나 수요 소멸, 기술 진부화 등이 발생하면 혁신계약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계약을 조정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
정부는 산업부가 AI 로봇을 연구개발하고 경찰·소방청이 성과물을 약정한 수량만큼 구매하는 방식을 적용 사례로 제시했다.
성과목표형 계약은 발주기관이 구체적인 규격이나 과업 대신 달성해야 할 목표를 제시하고, 민간기업과 경쟁적 대화를 거쳐 기술적 해법을 마련하는 제도다.
사전에 가격을 확정하기 어려우면 개산가격으로 계약한 뒤 사후 정산할 수 있다. 대금은 공정률이 아닌 단계별 성과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나눠 지급하고, 기술 환경이 달라지면 요구 성능과 계약금액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한다.
계약 상대자가 신의성실 의무를 다했지만 기술적 한계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에는 매몰비용을 인정하고 행정제재를 면제한다. 계약 결과물의 지식재산권은 국가와 계약 상대자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정부는 우주항공청이 발사단가와 수송 능력 등 성과목표를 제시하고, 경쟁적 대화를 거쳐 우주발사체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을 적용 사례로 들었다.
조달샌드박스인 시범특례의 적용 범위도 넓어진다. 현재 낙찰자 결정 방식에 한정된 특례를 계약 체결과 이행 관리, 계약 내용 변경, 대금 지급, 지체상금 등으로 확대한다. 특례는 2년간 운영하되 연장할 수 있으며, 성과평가를 거쳐 국가계약 법령에 반영한다.
정부는 오는 9월 3대 혁신 계약트랙을 담은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마련한다. 법 통과에 대비해 올해 하반기 시행령과 계약예규를 정비하고, 2027년부터 조달청 지원단을 운영해 적용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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