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코믹마켓 굿즈 이틀 연속 완판
CBT·도쿄게임쇼로 현지 서브컬처 팬덤 공략 확대
국내선 '프로젝트 KV' 논란 극복 과제…게임성과 완성도로 증명해야
15일 일본 코믹마켓에 꾸려진 디나미스 원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부스 현장. 수많은 현지 이용객들이 방문하며 굿즈 완판 기록을 세웠다.ⓒ디나미스 원
국내 서브컬처 게임 개발사 디나미스 원이 신작과 함께 시장으로 돌아올 채비를 하고 있다. 신작 '아스트라에 오라티오'가 일본에서 출시 전부터 팬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국내에서는 과거 저작권 관련 논란으로 이용자들에게 좋지 않은 첫인상을 남겼지만, 이번에는 게임 자체의 완성도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앞세워 평가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는 지난 15~16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코믹마켓 C108'에 참가했다.
현지 서브컬처 팬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현장에서 판매한 티저 아트북과 굿즈 '컴플리트 세트'가 이틀 연속 완판됐다. 아직 정식 출시 전이고 공개된 게임 정보도 제한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캐릭터와 비주얼만으로 초기 팬층의 관심을 확인한 셈이다.
시장 공략은 꾸준히 이어진다. 현재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다음달 열리는 '도쿄게임쇼 2026'에는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단독 부스를 마련한다. 티저와 굿즈에서 시작된 관심을 실제 플레이 경험으로 옮기는 단계다.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는 디나미스 원이 개발하고 엔씨가 퍼블리싱하는 신전기 서브컬처 RPG다. 마법이 일상에 녹아든 세계에서 '마법'과 '행정'을 주요 소재로 삼았다. 전투뿐 아니라 캐릭터의 일상과 관계, 시나리오 연출을 함께 보여주는 방식으로 캐릭터에 대한 애착을 쌓는 데 무게를 둔다.
디나미스 원이 내세우는 핵심 개발 방향성은 '오가닉 아트'다. 단순한 고품질 그래픽을 넘어 창작자의 경험과 해석, 감정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표현을 뜻한다. AI 등이 기계적으로 재현한 시각물보다 인간 창작물 본연의 불완전성이 오히려 생동감을 살린다는 의미다.
이런 개발 철학은 회사가 내건 비전인 '오타쿠의 꿈을 실현시킨다'로 귀결된다. 캐릭터를 획득하는 순간의 즐거움을 넘어, 캐릭터와 세계관에 대한 애정을 쌓을 수 있는 배경을 먼저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이용자가 구매와 재방문에서 그치지 않고 2차 창작과 커뮤니티 활동으로 이어지며 강한 팬덤을 구축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대형 퍼블리셔도 확보했다. 엔씨는 지난 1월 디나미스 원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당시 '프로젝트 AT'로 불리던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의 국내외 퍼블리싱권을 확보했다. 디나미스 원 입장에서는 개발과 서비스 기반을 확보했고, MMORPG 위주 흥행작에서 벗어나 장르 다변화가 필요한 엔씨에는 새로운 오리지널 IP를 확보한 셈이다.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에린' 콘셉트 포스터.ⓒ디나미스 원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 여전하다. 디나미스 원은 넥슨게임즈 '블루 아카이브' 개발진을 주축으로 2024년 설립됐다. 첫 프로젝트였던 '프로젝트 KV'는 같은 해 9월 상세 정보가 공개된 직후 블루 아카이브와 콘셉트와 디자인이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결국 디나미스 원은 공개 8일 만에 개발 중단을 선언하고 관련 자료를 삭제했다.
당시 논란이 됐던 것은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와 별개의 프로젝트다. 하지만 개발사를 바라보는 국내 이용자들의 시선에는 여전히 당시의 기억이 남아 있다. 아스트라에 오라티오가 일본에서 온전히 새로운 IP로 평가받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게임을 접하기 전부터 부정적인 인식을 먼저 떠올리는 이용자가 적지 않은 이유다.
다만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첫인상이 최종 평가로 굳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라이브 서비스 특성상 출시 이후 게임성과 콘텐츠를 어떻게 쌓느냐에 따라 이용자 평가가 크게 달라진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카제나)'가 대표적이다. 출시 초기 스토리와 운영을 둘러싸고 적잖은 비판을 받았지만, 로그라이크와 덱빌딩을 결합한 독특한 전투 구조를 토대로 지속적인 개선과 업데이트를 이어갔다. 시장조사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카제나는 출시 약 5개월 만에 모바일 누적 매출은 5000만 달러에 육박했고 일본과 미국이 각각 매출의 31%, 26%를 차지했다. 기존 서브컬처 RPG에서 찾기 어려운 플레이 경험이 장기 흥행의 버팀목이 된 사례다.
쿠로게임즈 '명조: 워더링 웨이브' 역시 출시 초반에는 난해한 스토리와 현지화, 최적화 문제가 지적됐지만 이후 업데이트를 거치며 분위기를 뒤집었다. 1.1 버전부터 스토리와 연출에 대한 호평이 늘었고, 지난해 더 게임 어워드에서는 이용자 투표로 결정되는 '플레이어스 보이스'를 수상했다. 올해 5월에는 센서타워 집계 글로벌 모바일게임 매출 성장 순위 1위에도 올랐다.
출시 초반 여론은 중요하지만, 이후 수 년간 이어질 라이브 서비스의 성패가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방증이다.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역시 국내에서 출발선이 평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뒤집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게임성으로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일본에서 확인한 긍정적인 시장 반응이 반가운 이유다. 디나미스 원이 게임 출시 이후에도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축적해 한때의 악재를 추진력으로 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는 오는 9월 21일 정오까지 CBT 참가자를 모집하면서 첫 시험대에 오른다. 향후에도 이용자 피드백을 수렴해 개발 과정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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