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영국인·찰스엔터, ‘노필터’ 직설화법이 흔드는 예능 판도 [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8.26 11:03  수정 2026.08.26 11:04

유튜브 넘어 지상파·OTT서 통하는 뉴페이스들

정형화된 예능 틀깨며 대중 취향 저격

잘 짜인 대본과 정형화된 리액션에 시청자들의 반응이 시들해지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팬덤을 형성한 크리에이터들이 지상파,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예능 문법’을 파괴하고 있다.


대표 주자는 명예영국인이다.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모델 겸 인플루언서인 그는 영국식 영어와 현지 문화를 재치 있게 풀어내는 콘텐츠로 화제를 모았다.


이후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 ‘전지적 참견 시점’ 등에도 출연해 시원한 직설 화법으로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라디오스타’에서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드물었던 시절, 영국에서 러브콜을 받는 독보적인 활동이 가능했던 비결을 밝히는가 하면, 영국에 가기 전 미국 캘리포니아를 뒤집어놓은 에피소드를 당당하고 유쾌하게 풀어내 이목을 끌었다. 이날 처음 만난 김조한과의 티키타카로 감탄을 자아내는 등 베테랑 예능인처럼 활약하며 존재감을 보여여주기도 했다.


명예영국인ⓒ'라디오스타' 영상캡처

최근에는 코미디언 송은이가 이끄는 콘텐츠 제작사 미디어랩 시소에 합류, 본격 방송인의 길을 걷고 있다. 송은이, 김숙이 진행하는 유튜브 ‘비보티비’ 등 다양한 토크 콘텐츠를 누비며 독보적인 캐릭터를 굳혀 나가고 있다.


연애 프로그램을 보며 거침없는 리액션을 쏟아내던 찰스엔터의 활약도 눈에 띈다. 연애는 해 본 적 없지만, 연애 프로그램에는 누구보다 깊게 몰입해 솔직하면서도 찰진 리액션을 선보이던 찰스엔터는 최근 넷플릭스에서 그 장기를 뽐냈다. 넷플릭스 예능 ‘연애실험실’에서 첫 실험부터 ‘과몰입’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몰입도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기존 연애 예능의 정제된 코멘트 대신,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솔직한 표현으로 출연자만큼 중요한 패널의 존재감을 실감하게 했다.


'권또또' 출연한 아일릿 원희ⓒ유튜브 영상 캡처

이들 외에 교수 정일영, 댄서 출신 또또 등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입지를 다진 ‘연반인’(연예인+일반인)들의 방송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능숙한 진행으로 안정적인 전개를 이어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특유의 자유분방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면모로 신선한 재미를 안겼다. ‘권또또’ 채널에 출연한 아일릿 원희는 남다른 에너지의 또또와 찰떡 호흡을 맞추며 팬들에게 깊은 만족감을 선사했으며, 유노윤호는 ‘악성 내성인 정일영’에서 정일영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진행에 당황하면서도 유쾌한 호흡으로 “생각보다 더 재밌다”는 반응을 자아냈다.


물론 날것의 언어가 주는 위험 요소도 있다. 명예영국인은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으로 온라인상에서 네티즌과 설전을 벌여 논란을 빚기도 했다. 크리에이터의 광고 수익에 대한 대중들의 따가운 시선에 대해 “왜 좋아하던 크리에이터가 잘돼서 광고를 받기 시작하면 싫어하거나 안 본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냐”,“응원하는 사람이 잘되면 축하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발언을 하며 네티즌들과 설전을 벌였고 결국 “전 이제 이곳을 떠난다”며 SNS 탈퇴를 선언하기도 했었다.


필터링 없는 언행이 시원하지만, 때로는 대중들의 반감을 사기도 하는 ‘양날의 검’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그만큼 팬들과는 더 끈끈한 유대감과 깊은 친밀감을 형성한다.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타겟층의 취향을 저격하는 요즘 스타들의 활약이 예능가에 어떤 새 바람을 불어넣을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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