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AR 간호교육 효과 확인…실전 준비시간 62%↓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8.24 10:42  수정 2026.08.24 10:42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42명 대상 무작위 대조 연구

Level-1 급속 주입기 교육에 AR 적용

장비 준비시간 9.85분→3.67분으로 단축

(왼쪽부터) 증강현실 교육 연구에 참여한 유서영 박사, 손명희 응급의학과 교수, 신소연 응급간호파트장, 채우리 응급실 간호사 ⓒ삼성서울병원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실제 의료기기를 직접 조작하며 익히는 교육이 응급실 간호사의 장비 수행 능력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지침서 중심의 교육보다 실제 장비 준비시간이 60% 이상 단축되면서, AR이 의료진의 실무 역량을 높이는 새로운 교육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손명희 응급의학과 교수와 간호본부 응급간호파트 연구팀은 응급실 간호사를 대상으로 AR 기반 ‘Level-1 급속 주입기’ 교육의 효과를 분석한 무작위 대조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의학교육 분야 국제학술지 ‘JMIR Medical Educ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Level-1 급속 주입기는 저혈량성 쇼크나 중증 외상, 대량 출혈 등으로 체내 혈액이 부족한 환자에게 수액이나 혈액을 신속하게 주입하는 장비다.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상황에서 빠르고 정확한 조작이 요구되지만, 사용 빈도가 높지 않아 일상적인 임상 경험만으로 숙련도를 충분히 유지하기 어렵다는게 병원 측 설명이다.


실제 장비를 활용한 반복 교육에도 제약이 따른다. 장비뿐 아니라 교육을 담당할 강사와 교육 시간을 함께 확보해야 해 의료진에게 충분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약 4년 전 교육인재개발실의 지원으로 AR 기기인 ‘홀로렌즈2’를 의료진 교육에 도입했다. 2022년부터는 간호교육팀과 함께 인공호흡기와 체외막산소공급장치(ECMO·에크모) 등 실제 의료기기 교육에 AR을 활용해 왔다.


연구팀은 Level-1 사용 경험이 없는 간호사 42명을 모집해 21명씩 AR 교육그룹과 기존 교육그룹에 무작위로 배정했다. AR 교육그룹은 AR 기기를 착용한 채 실제 Level-1 장비를 조작하며 교육을 받았고, 기존 교육그룹은 지침서를 활용해 자기주도 학습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증강현실 교육 연구에 참여한 유서영 박사, 손명희 응급의학과 교수, 신소연 응급간호파트장, 채우리 응급실 간호사 ⓒ삼성서울병원

AR 교육에서는 간호사의 시야에 단계별 설명과 필요한 준비물이 홀로그램으로 표시되고 장비에서 조작해야 할 위치도 시각적으로 안내됐다. 복잡한 과정에는 짧은 시연 영상을 제공해 실제 장비를 직접 만지고 조작하면서 각 단계를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첫 학습에 걸린 시간은 AR 교육그룹이 중앙값 18.02분으로 기존 교육그룹(8.98분)보다 약 2배 길었다. 반면 교육 후 실제 장비를 사용했을 때는 AR 교육그룹이 더 빠른 수행 속도를 보였다.


장비 준비시간은 기존 교육그룹 9.85분에서 AR 교육그룹 3.67분으로 62% 단축됐다. 장비 준비부터 수액 주입과 수혈까지 포함한 전체 수행시간도 기존 교육그룹은 13.63분이었던 반면 AR 교육그룹은 5.83분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교육 만족도 역시 AR 교육그룹에서 더 높았으며 자기효능감도 유의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손 교수는 “응급의료는 복잡하고 다양한 상황에서 정확하고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증강현실을 활용해 자주 사용하지 않는 중요 의료기기와 다양한 임상 상황을 사전에 반복 학습한다면 의료진의 역량을 강화하고 예기치 않은 응급상황에 보다 체계적으로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실제 의료현장에서 활용하기에는 여전히 하드웨어적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더 가볍고 편안하면서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 기기가 등장해 하드웨어가 기술의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는 시점이 오면 의료진 교육과 임상현장에서 훨씬 자연스럽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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