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AI+투자' 쪼개 '제값 받기' 승부수(종합)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6.08.21 16:55  수정 2026.08.21 17:57

카카오AI·카카오X로 분리…AI·광고·커머스와 자회사 투자·관리 역할 구분

2030년 AI DAU 2000만명·매출 6조원 목표…AI 매출 1조원 이상으로 확대

카카오X 지주회사 전환 계획 없어…CA협의체 해체하고 양사 독립경영

분할 후에도 김범수 창업자 지분율 유지…3000억원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신아 카카오AI 대표 내정자가 21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카카오 인적분할 프레스 설명회'에서 경영 구조 개편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카카오 온라인 생중계 캡처

카카오가 복합기업 디스카운트 해소와 AI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적분할로 승부수를 띄웠다.


AI 중심의 사업 회사인 '카카오 AI'와 투자 및 자회사 포트폴리오 관리를 맡는 '카카오X'로 분리해 AI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자산 가치 재평가를 통해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물적분할 대신 인적분할을 택해 '쪼개기 상장'에 대한 주주들의 반발과 우려도 최소화했다.


카카오는 21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AI(신설법인)와 카카오X(존속법인)로의 인적분할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이어 같은날 오후 '카카오 인적분할 프레스 설명회'를 열고 세부 사항을 공개했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광고·커머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에이전틱 AI 시대의 차별화된 이용자 경험과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AI 코어 컴퍼니(AI Core Company)’로 성장해 나간다. 디케이테크인, 케이앤웍스 등 운영자회사가 카카오AI 산하에 포함된다. 대표에는 정신아 현 카카오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카카오X는 ‘미래가치 투자회사’로서 테크핀(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 콘텐츠(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카카오픽코마), 모빌리티(카카오모빌리티) 등 기존 핵심 사업군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고, 동시에 신규 사업 발굴 및 혁신기업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 대표에는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 겸 카카오CA협의체 그룹투자전략실장이 내정됐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가 21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카카오 인적분할 프레스 설명회'에서 경영 구조 개편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카카오 온라인 생중계 캡처
카카오, 왜 법인 분리 택했나…"복합기업 할인 해소"

카카오가 법인 분리의 가장 큰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복합기업 할인 해소'다. 이번 분할을 진두지휘한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는 이날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카카오 인적분할 프레스 설명회'에서 "무엇보다 현저한 복합 기업 할인을 해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에 따르면 카카오의 개별 사업 부문 가치를 합산한 적정 기업가치는 약 34조2000억원이다. 세부적으로는 카카오 본체 가치가 약 12조6000억원, 모빌리티·엔터테인먼트 등 나머지 계열사 및 사업 부문의 합산 가치가 약 21조6000억원이다.


그러나 최근 3개월 평균 시가총액은 16조8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단순 비교하면 사업 부문별 가치의 합산 대비 시장에서 50% 가까이 할인된 수준이다.


카카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도 2020년 38.2배에서 2026년 21.9배로 낮아졌다. 김 내정자는 각 서비스 부문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플랫폼·IT 서비스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멀티플은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도 카카오가 AI 기업으로 완전히 재평가받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BM)과 트래픽, 파트너십 등이 가시화돼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김 내정자는 이 같은 복합기업 할인을 해소하기 위해 사업 성격과 투자 위험이 서로 다른 부문을 분리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AI 전문기업에 투자하려는 투자자와 모빌리티·엔터테인먼트 등 다른 사업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는 기대수익률과 위험 선호가 다른 만큼, 사업을 분리해 각 사업의 특성에 맞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빠른 의사 결정 및 자원 배분의 효율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 대표는 "최근 5년간 이사회 의사결정 27건 가운데 23건, 약 85%가 카카오 본체의 기업가치 극대화와 직접 관련되지 않은 자회사 관련 안건이었다"면서 "자금 지원이나 대여 등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자회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사회와 경영진의 경영 자원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복합기업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사업별 전문화된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통해 성장 속도를 회복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정신아 카카오AI 대표 내정자가 21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카카오 인적분할 프레스 설명회'에서 경영 구조 개편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카카오 온라인 생중계 캡처
AI 사업회사·투자회사 분리…카카오AI 2030년 매출 6조원 목표

이번 법인 분리의 핵심은 'AI 사업회사'와 '투자 회사'의 구조적인 분리다. 카카오 AI는 톡과 AI 기술 중심의 사업회사로 인프라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자회사를 보유하고, 카카오X 는 투자 회사 및 포트폴리오 운영 회사로서 주요 계열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로 자회사를 지원하고 투자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 내정자는 "AI 시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준비를 지속해 왔다"면서 지금 시점을 놓치면 안 된다는 절실함이 있었다. 이때 속도를 내지 못한다면 저희가 B2C AI 서비스의 선도 주자가 되는 데 중요한 타이밍을 놓치는 것이라는 우려와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이번 분리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카카오AI는 2030년까지 AI 일간 활성 이용자 2000만명 이상을 확보하고, 플랫폼 체류시간을 50% 이상 늘릴 계획이다. AI 광고와 에이전틱 커머스, 구독 등 새로운 수익모델도 확대해 2030년까지 연평균 20% 수준의 매출 성장을 이끌고, 카카오AI 매출 6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AI 매출은 2028년 카카오AI 전체 매출의 두 자릿수 비중으로 확대하고, 2030년에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AI 대표 내정자는 "카나나와 카카오톡을 예로 들면, 현재 월간활성이용자(MAU) 대비 일간활성이용자(DAU) 비율이 60~70% 수준이다. 이를 전체 이용자에게 적용하면 현재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등에서 매일 능동적으로 대화하는 이용자 약 3000만명 가운데 상당수가 AI를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를 사용하는 이용자는 그렇지 않은 이용자보다 체류시간이 5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현재 능동적 이용자 3000만명의 80% 수준인 2000만명 이상의 AI DAU도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AI 이용자가 확대되면 광고 효율화와 에이전트 기반 맞춤형 추천, 다양한 파트너 에이전트와 연계한 수수료 모델 등을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정 내정자는 강조했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가 21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카카오 인적분할 프레스 설명회'에서 경영 구조 개편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카카오 온라인 생중계 캡처

카카오는 자체 AI 모델 개발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빅테크의 대규모 AI 모델과 경쟁하기보다는 카카오 서비스에 최적화된 모델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정 내정자는 "거대하고 범용적인 모델보다 서비스에 필요한 비용을 낮추고 이용자의 맥락 데이터를 이해할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 생태계 확대를 위한 외부 사업자와의 제휴도 강화한다. 카카오 생태계 내 다양한 사업자가 MCP와 A2A 기반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AI 투자 역시 대규모 인수합병보다는 내부 인재 육성과 외부 핵심 인재 확보에 집중한다. 이를 통해 AI 서비스 내재화의 속도와 완성도를 높이고, AI 기업으로서 카카오만의 성공 방정식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AI는 자체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향후 투자 재원을 충당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된다. 분할 시점에 약 2조3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출범하며, 올해 기준 연간 약 7000억원의 EBITDA(상각전영업이익)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X, 6조4000억원 투자재원 확보…“넷에셋 밸류 성장·할인 최소화”

카카오X는 기술과 생활의 접점에서 아직 충분히 바뀌지 않은 시장을 찾아 카카오다운 방식으로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기존 성공 사례를 잇는 성장 사업을 키워낼 계획이다. 가상자산, 피지컬 AI, 글로벌 팬덤 등이 주요 검토 영역이다.


카카오X는 투자자산을 기반으로 성장 재원을 확보한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매각대금과 SK텔레콤·카도카와 지분 등을 현금성 자산으로 이전해 약 2조3000억원의 현금을 투자 재원으로 확보한다.


여기에 핀테크·모빌리티·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자회사들이 보유한 약 4조1000억원의 투자 재원을 더해 총 6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카카오X가 투자회사로서 기업가치를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는 과제로 남는다. 카카오X의 투자 성과가 저조할 경우 주가 저평가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내정자는 " 카카오X 산하에 있는 자산들의 가치 합계, 즉 넷에셋 밸류(Net Asset Value)를 얼마나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가, 이렇게 성장시킨 넷에셋 밸류가 실제로 주주 가치로 연결될 수 있도록 넷에셋 밸류의 할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 중요한 핵심성과지표(KPI)"라며 "카카오X 산하의 각 사업 부문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별도의 지금의 카카오만큼이나 하나하나 성장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분리 이후에도 그룹 차원의 시너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김 내정자는 "기본적으로는 독립적인 경영"이라면서도 "카카오 플랫폼과 자회사 간 유기적 협업은 과거와 동일하게 진행되며, 그룹 안에서 달라질 점은 없다"고 말했다.


정신아 카카오AI 대표 내정자가 21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카카오 인적분할 프레스 설명회'에서 경영 구조 개편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카카오 온라인 생중계 캡처
CA협의체 해체되고·지주사 전환은 없어…카카오, 주주환원 강화

법인 분리 이후 양사의 사업 목적이 달라지게 되는 만큼 CA협의체는 해체된다. 아울러 카카오X를 지주사로 전환할 계획도 없다고 김 내정자는 못박았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역할은 유지된다. 김 내정자는 "양 법인에서 창업자이자 대주주 역할은 계속 수행해 줄 것"이라며 "인적 분할은 인적 분할 전과 후에 지분율이 동등하게 배분되기 때문에 창업자의 지분, 창업자가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지분도 동일하게 배분됨으로써 지분율 변동은 없다"고 했다.


김 창업자는 “모바일 시대 카카오는 가보지 않은 길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 혁신을 만들고 사용자의 일상을 바꿔왔다”며 “AI 시대는 차원이 다른 민첩함을 요구하는 만큼, 카카오AI와 카카오X 두 개의 엔진으로 성장 구조를 재설계해 그 성과가 주주와 이용자, 크루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도 함께 진행한다. 카카오AI는 별도 조정 잉여현금흐름(FCF)의 20~35%를 기본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 카카오X는 자회사 배당금의 30%와 투자차익의 3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했다. 최근 두나무 매각 차익을 활용한 3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카카오AI는 추가적인 주주환원 강화 방안도 밝혔다. 김 내정자는 "카카오AI의 경우 2027년부터 새로운 3개년 정책이 도입된다. 이때 프리캐시플로우(FCF) 기준으로 전년 대비 50% 성장할 경우에는 주주 환원율을 현행 30%에서 최대 40%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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