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선은 못 막았지만 존재감은 확인…친청 3인, 김민석 첫 견제

김주혜 기자 (jhaefthr@dailian.co.kr)

입력 2026.08.22 07:00  수정 2026.08.22 07:00

첫 인선서 드러난 지도부 힘겨루기

절차·공약 놓고 친청 3인 반발

김민석은 인선 예정대로 관철

"견제세력 수준 머물 가능성"

21일 강원 강릉시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민석 당 대표가 허영 의원으로부터 해안침식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후 첫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을 둘러싸고 이른바 '친청계' 최고위원들의 집단 반발에 부딪혔다.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이 사전 협의 부재와 전당대회 공약 파기를 문제 삼으며 실제 의결에도 불참했지만, 김 대표는 인선을 예정대로 관철했다. 새 지도부 출범 직후부터 선출직 최고위원 3명이 동시에 대표의 의사결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전당대회 과정의 경쟁 구도가 지도부 내부 견제로 옮겨붙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21일 강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용기 의원과 권미경 한국노총 전국공공연대노동조합연맹 위원장에 대한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안을 의결하고 당무위원회에 인준을 요청했다.


다만 비공개 의결 과정에서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은 "사전에 설명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한 뒤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회의장을 나갔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세 분의 최고위원은 사전에 설명되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면서 최고위 의결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하고 나갔다"고 설명했다.


세 최고위원의 반발은 전날부터 시작됐다. 최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다"며 "최소한의 절차를 지켜달라"고 요구했고, 이 최고위원도 "당대표도 당헌 준수에 예외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최고위원은 "공약 파기와 일방통행 발표에 유감을 표한다"며 "최고위원회를 사실상 무력화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세 사람 모두 김 대표가 전당대회 당시 지명직 청년 최고위원을 '축제형 선출 방식'으로 뽑겠다고 했던 점을 들어 공약 파기 문제를 제기했다.


김 대표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이날 공개 최고위에서 "여러 정황상 안 돼서 불가피하게 지명하게 됐다"고 기존 결정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다음 전당대회부터 청년·여성이 선출직 최고위원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당헌·당규 개정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도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대표의 안정적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지명직 최고위원을 두는 것"이라며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은 대표가 정치력을 발휘하라는 자리이고, 그건 당대표의 고유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세 최고위원의 의결 불참에 대해서도 "오늘 상황을 그대로 보면 된다. 이건 당대표의 권한이고 세 분은 이 문제에 대해 논의가 안 됐다고 해서 나간 것"이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어 "협의하는 내용이 있고 지명하고 결정하는 내용이 있다"며 "앞으로 중요한 안건 가운데 최고위원들과 협의할 사안이라면 당연히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배경에는 전당대회 결과로 만들어진 지도부의 권력 구조가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7일 전당대회에서 54.08%를 얻어 정청래 후보를 제치고 당권을 잡았지만,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 등 3명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정 후보와 가까운 인사로 분류됐다. 대표와 최고위원이 각각 별도의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의 특성상 대표의 권한과 선출직 최고위원의 견제가 동시에 작동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다만 첫 충돌 결과만 놓고 보면 친청계 최고위원들이 김 대표의 결정을 실제 저지할 정도의 힘을 확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세 최고위원이 의결에 불참했지만 인선안은 그대로 통과됐고, 김 대표도 사전 협의 방식을 바꾸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았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친청계라고 해서 반명은 아니다"라며 "선거가 끝나고 새 지도부 체제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으면 이런 상황은 무위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실제 김 대표의 결정을 저지하는 세력이라기보다는 견제세력, '레드팀' 정도로 보면 된다"며 "지도부 내에서 문제를 환기시키는 역할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향후 재·보궐선거나 지방선거 공천처럼 이해관계가 직접 걸린 사안에서는 충돌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최 평론가는 "보궐선거 등이 있게 되면 자기 쪽 사람들을 심으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을 이끌고 있고 김민석 대표가 당대표로 있는 상황에서 친청계 최고위원들이 크게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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