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간편한 집밥은 옛말…식품업계 '맛·품질'까지 높인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08.23 08:00  수정 2026.08.23 08:00

외식물가 상승에 집밥 수요 확대

기존 제품 맛과 편의성 대폭 강화

조리 부담 낮춰 집밥족 공략 나서

AI로 생성한 이미지

소비자 물가 및 외식 물가 상승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식품 업계가 기존 제품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집밥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세가 소폭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곤 하지만, 여전한 고물가 추세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도 관련 제품에 호응하는 분위기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6월 3.2%에서 2.8%로 3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외식 물가는 2.6% 오르며 소비자들의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식품업계는 가격 부담을 덜 수 있는 집밥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외식비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집밥을 선택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제품 경쟁력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풀무원

풀무원식품은 기존 '새콤달콤 유부초밥' 제품보다 유부피를 두껍게 만든 신제품 '속밥도톰 유부초밥'을 출시했다. 기존과 비교해 두부를 40% 더 넣어 유부피 두께를 2배로 키운 것이 특징이다.


유부초밥을 만들 때 밥을 채우는 과정에서 유부가 쉽게 찢어지는 소비자 불편도 제품 개발에 반영해 유부피를 기존 제품보다 두껍게 만들어 잘 찢어지지 않도록 하는 등 조리 편의성도 높였다.


이번 제품은 고소한 맛과 새콤한 맛 2종으로 구성됐다. 고소한 맛은 유부의 고소한 풍미를 살리기 위해 참기름이 활용됐으며, 새콤한 맛은 벌꿀과 사과 과즙으로 만든 초밥 소스가 더해졌다.


ⓒ사조대림

사조대림은 코인육수 '해표 한알레시피'를 전면 리뉴얼한 '남해안 멸치디포리' '사골과 한우' '꽃게와 꽃새우', '로스팅 야채와 표고' 등 4종을 선보였다.


지난 2021년 출시된 해표 한알레시피는 별도의 재료 손질 없이 한 알로 육수를 낼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사조대림은 최근 1인 가구와 집밥 수요가 늘고 코인육수 시장에서 소비자 선택 기준이 세분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원료 배합부터 제조공정, 제품 형태까지 전면적으로 손봤다.


남해안 멸치디포리는 육수용 대멸치와 디포리, 다시마를 사용해 된장찌개와 잔치국수, 어묵탕 등 다양한 국물 요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골과 한우는 국내산 우사골을 솥에서 8시간씩 두 차례, 총 16시간 고아낸 육수에 한우와 볶은 야채를 더해 떡국이나 부대찌개처럼 진한 육수가 필요한 요리에 적합하도록 제조됐다.


꽃게와 꽃새우는 해물탕과 순두부찌개, 칼국수 등 해물 육수가 필요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소고기뭇국이나 콩나물국 등 맑은 국물 요리를 겨냥한 로스팅 야채와 표고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새롭게 추가됐으며 95도에서 60분간 로스팅한 국내산 야채와 함께 무·표고버섯·다시마가 더해졌다.


사조대림은 기존 동전 모양 대신 여섯 개의 작은 조각이 이어진 '꽃모양 링' 구조로 제품 형태를 바꿔 기존 제품보다 빠르게 녹도록 했으며 농도 조절을 위해 필요한 만큼 손으로 쪼개 쓸 수 있도록 개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집밥 시장에서는 단순히 조리 시간을 줄이는 것을 넘어 기존에 익숙하게 사용하던 제품에서 맛과 품질의 차이를 체감하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며 "식품업계가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거나 세분화된 용도별 제품을 내놓는 것도 이같은 소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샘표

샘표는 장과 발효 연구를 바탕으로 한 신제품 '양조간장 801'을 출시했다. 샘표가 새로운 양조간장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식재료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간장 역시 단순히 간을 맞추는 역할을 넘어 재료의 맛을 살리고 요리의 풍미를 보완해야 한다는 판단아래 제품 개발이 진행됐다.


콩의 감칠맛에 밀의 자연스러운 단맛과 향, 완두의 담백한 맛을 더해 전체적인 맛의 균형을 잡기 위해 콩과 밀, 완두, 천일염이 원료로 사용됐다.


숙성에는 전통 장 담그기의 원리에서 착안된 저온 발효·숙성 방식이 적용됐다.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숙성해 뒷맛은 깔끔하면서 간장 향의 여운이 이어지도록 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지만, 단순히 저렴한 제품만 찾는 것은 아니다"라며 "집밥을 직접 해 먹더라도 맛과 품질은 물론 조리 과정의 편리함까지 함께 고려하는 만큼 식품업체들도 기존 제품의 기능과 사용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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