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피두센터 한화, 미술관 밖으로…첫 '정원 프로젝트' 공개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8.19 09:23  수정 2026.08.19 09:23

피트 아우돌프가 설계한 '63 아우돌프 가든'서 선보여

자연과 시간의 변화가 작품에 흔적을 남기는 과정 조명

ⓒ한화문화재단

퐁피두센터 한화가 미술관을 넘어 정원으로 예술 경험을 확장한다. 세계적인 조경가 피트 아우돌프가 설계한 ‘63 아우돌프 가든’을 무대로 첫 정원 프로젝트 ‘새겨지는 것들(Imprinting Time)’을 선보인다.


퐁피두센터 한화는 오는 9월 6일부터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의 ‘63 아우돌프 가든’에서 첫 정원 프로젝트 ‘새겨지는 것들(Imprinting Time)’을 공개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술관 안에서의 예술 경험을 전시장 밖으로 확장하는 퐁피두센터 한화의 첫 시도다. 정원을 새로운 전시 공간으로 삼아 동시대 미술과 자연, 도시의 풍경이 어우러지는 관람 경험을 제안한다.


프로젝트에는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세대별 여성 작가 김윤신, 신미경, 오묘초가 참여한다. 세 작가는 서로 다른 시대와 환경에서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으며 자연과 신체, 시간과 물질의 관계를 각자의 방식으로 탐구해왔다.


프로젝트 제목인 ‘새겨지는 것들’은 작품과 자연환경의 만남을 통해 시간이 남기는 흔적을 의미한다. 정원에 설치된 작품들은 식물과 계절의 변화, 한강변의 바람과 햇빛, 빗물 등 외부 환경과 관계를 맺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간다. 관람객은 정원의 산책로를 따라 작품과 자연이 서로 영향을 주고 변화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김윤신은 나무를 깎아 만든 형태를 금속으로 떠낸 뒤 색을 입힌 채색 조각을 선보인다. 나뭇결의 비정형적인 표면과 선명한 색채를 결합해 자연의 물성과 신체의 움직임을 표현한 작품이다. 정원 속에서 조각의 강한 색과 유기적인 형태가 식물의 생명력과 어우러진다.


신미경은 비누로 제작한 천사 조각을 통해 시간과 소멸의 의미를 탐구한다. 작품은 바람과 빗물, 공기에 노출되면서 점차 닳고 변형된다. 작가가 완성한 조각에 자연과 시간이 개입하면서 형태가 달라지고, 그 과정 자체가 작품의 일부가 된다.


오묘초는 식물과 신체의 합성체를 연상시키는 비정형적 조각을 통해 자연과 과학, 인간의 관계를 살펴본다. 과학적 사실과 사변적 상상을 넘나드는 작업을 통해 인간의 감각 너머에 존재하는 생명과 소통의 가능성을 정원이라는 공간에 펼쳐 보인다.


프로젝트가 열리는 ‘63 아우돌프 가든’은 세계적인 조경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Piet Oudolf)가 설계했다. 식물의 성장과 쇠퇴, 계절에 따른 변화를 하나의 풍경으로 바라보는 그의 자연주의적 조경 철학은 이번 프로젝트가 주목하는 ‘시간의 흔적’과 맞닿아 있다.


계절에 따라 모습을 바꾸는 정원과 세 작가의 작품이 함께 놓이면서 작품과 자연의 관계 역시 끊임없이 변화한다. 완성된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환경과 시간이 작품의 일부가 되는 과정을 경험하도록 구성한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특징이다.


프로젝트는 9월 4일 저녁 열리는 프라이빗 행사 ‘63 Night’에서 처음 공개된다. 프리즈 서울 아트위크와 한화그룹의 대표 사회공헌 행사인 서울세계불꽃축제와 연계해 마련되는 이번 행사에는 프리즈 VIP와 컬렉터 등 국내외 미술 관계자 약 3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원 프로젝트 공개와 함께 참여 작가의 작품 해설, 퐁피두센터 한화 전시 투어, 리셉션 등이 진행된다. 일반 관람객은 9월 6일부터 정원 프로젝트를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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