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5·18 토론 막는 건 성역화"…과방위서 여야 충돌(종합)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6.08.19 11:54  수정 2026.08.19 11:57

민주당 “5·18 왜곡 발언에 국회 공적 권위 제공”…사과·퇴장 촉구

국민의힘 “포럼 발언과 이진숙 입장은 별개”…표현의 자유 강조

19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438회 국회(임시회) 제01차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진숙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국회인터넷중계시스템 캡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진숙 과방위 위원의 퇴장을 요구하는 여당과 이에 반발하는 야당이 충돌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은 “토론회를 열었다는 자체로 시비를 건다고 하면 5·18을 성역화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이진숙 "5·18 토론 막아서는 안돼"…표현의 자유 강조

19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438회 국회(임시회) 제01차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진숙 의원은 “공동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토론회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다만 5·18이라고 해서 100% 똑같은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공개포럼에서 이 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5·18이 특정 진영의 소유물이 돼서는 안 된다며, 이른바 '성역화'를 깨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의원은 “학술 토론회였고 참석해 발표·토론한 분들은 각자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자신이 연구한 결과를 발표한 것”이라며 “저는 인사말과 마무리 발언, 중간에 소란이 있었을 때 청중들에게 자기 자리로 돌아가 달라고 독려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다음날 기자회견에서도 밝힌 것은 5·18 민주화운동이 성역이 돼서는 안 되고 토론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며 “5·18이 발생한 지 46년이 됐고, 민주당에서는 헌법 전문에까지 5·18 정신을 포함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론회를 열었다는 자체로 시비를 건다고 하면 5·18을 성역화하는 것이고, 성역화가 우리 사회에 존재하면 많은 금기가 생긴다”며 “우리가 왜 5·18 토론을 하지 못하느냐”고 반박했다.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도 이진숙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서 의원은 “(여당 의원들의) 자격 시비라든지 퇴장을 시켜야 된다, 또 심지어는 중대 범죄자다라고까지 이렇게 발언하는 부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시정 조치해야 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을 언급하며 이진숙 의원이 직접 발언한 내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술·연구 목적의 표현에 대한 면책 규정을 언급하며 표현의 자유와 토론의 자유를 강조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이진숙 과방위원의 자격을 둘러싼 야당의 문제 제기에 대해 "첫 회의부터 이진숙 의원의 자격을 일방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포럼 논란에 대해서도 "학술행사를 열었다는 것과 그 자리에서 제기된 발언을 이진숙 의원의 생각이나 입장으로 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고 사실관계도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 이유는 거짓과 진실, 허위와 조작이 공론의 장에서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밝혀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윽박지르거나 초법적인 방식으로 시비를 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19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438회 국회(임시회) 제01차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고 있다.국회방송 캡처
민주당 “5·18 왜곡 발언 사과해야”…이진숙 퇴장·자진사퇴 촉구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이 같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발언에 강하게 반박했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결정을 우리가 지금 내려야 된다. 이진숙 의원에 대해 즉각 퇴장을 명령해 달라, 이진숙 의원은 하루빨리 자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요 사태라고 이야기하거나, 폄훼하고 매도하는 이런 발언들이 어떻게 학술인가"라며 "이것은 학술이 아니고, 마치 독일이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것을 표현의 자유라고 하지 않는 것과 똑같은 이치"라고 밝혔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포럼 당시를 언급하며 "좌파들은 첩의 자식들이고 대한민국의 정통 주인은 전두환이라는 말이 그 자리에서 나왔는데 이게 제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할 수 있는 말인가"라며 "이것은 여야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과 비상식,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진숙 의원은 지금 즉각 5·18 광주 영령들에게 사죄하고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도 "외상후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유공자와 유족들의 건강을 위해 이것은 그냥 넘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라도 (이진숙 의원이) 국민과 피해자에게 엄숙히 사과하도록 조치해주시기를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 간사인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본인이 방통위원장으로 이해충돌 부분이 있는 2소위에 배정을 한다는 것은 고민을 해야 한다"면서 "방통위 2인 체계 의결이라든지, 공영방송 이사 선임이라든지 자칫 잘못하면 제도적으로 자기방어나 입법권의 사유화와 같은 논란이 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소위는 방송·통신 관련 법안과 현안을 다루는 과방위 산하 소위원회다.


포럼에 대해서는 "5·18 토론을 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역사적으로·사법적으로 이미 확인된 사실을 근거 없이 뒤틀고, 특정 지역과 희생자들을 모욕하는 발언에 국회라는 공적 권위를 제공했다는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이진숙 의원에게 재차 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최혁진 조국혁신당 의원이 최형두 국민의힘 간사를 겨냥해 "국민을 모욕하고 법을 위반하고 역사를 왜곡한 자가 이 자리에 버젓이 앉아 있는데 어떻게 그것에 대해 징계조차 계획이 없다라는 발언을 한 정당의 간사 자격을 줄 수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대한민국 헌법과 5·18 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이진숙 위원이 상임위에 앉아 출석해 활동하는 한 이 상임위는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없다"며 이진숙 의원의 퇴장을 명해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송기헌 과방위원장이 여야 간사들과 논의하고 있다.국회방송 캡처
이진숙 “집단 언어폭력에 과방위 파행”…민주당 “사과·퇴장해야”

송기헌 과방위원장은 "어떤 경우를 떠나서라도 토론 자체가 굉장히 국민들의 감정에 수용되기 어려운 것이 많다. 과방위를 앞두고 이런 일 발생해 과방위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게된 점 위원장으로서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진숙 의원은 "과방위가 파행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 과방위 파행은 민주당 의원들이 저에 대해 사실상 집단폭력을 행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제가 무슨 중대범죄를 저질렀는가"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저에 대해 집단 언어폭력을 한 민주당 책임이지 제가 파행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술토론회를 개최한 것이 이번 과방위 파행에 이르게 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5·18 민주화 운동이 우리 사회에 남긴 하나의 교훈이 있다면 민주주의 가치"라며 "민주주의 가치의 첫 번째는 표현의 자유다. 5·18 민주화 운동을 했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5·18에 대해 민주당 주최로 학술토론회를 한다면 저도 참석해 듣겠다. 만약 5·18 토론회가 마음에 맞지 않는다거나 의견에 응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에서 같은 장소에서 열어달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송 위원장은 "토론회 개최로 상당 부분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드리고 거기에 대한 고통을 느끼는 분들이 생기지 않았나"라며 "토론회 개최 자체가 내용을 떠나 이 위원이 (이에 대한) 적절한 표현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유족들과 사망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명복을 빈다고 인사말을 시작했다. 학술 행사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통제할 권한은 없다"고 반박했다.


한준호 의원은 "결산 보고를 받아야 하고 업무보고도 받아야 하는 (과방위) 자리를 (이 의원이) 사실상 파행으로 이끈 것이다. 표현의 자유가 헌법 21조 1항만 있는 것이 아니라 4항에는 이와 관련해 타인 명예나 권리 공중도덕, 사회 윤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돼있다"고 지적하며 이 의원의 사과와 퇴장을 재차 요청했다.


송기헌 과방위원장은 이진숙 의원에게 입장을 정리해 달라고 요청한 뒤 정회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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