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장교 강간치상·강제추행 혐의 유죄 확정
혐의 부인했으나…"피해자 진술 신빙성 인정"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데일리안DB
부하 장교를 지속적으로 추행하고 자신의 관사로 불러 성폭행하려다 다치게 한 공군 전투비행단 전대장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12일 군인 등 강간치상,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공군 17전투비행단 전대장 대령 A(50)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5년 간의 아동 및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명령 등도 함께 확정했다.
A씨는 2024년 10월24일 자신의 관사에서 부하 장교 B씨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며 성폭행을 시도했다. B씨가 반항하며 자리를 벗어나 범행은 미수에 그쳤지만, 이 과정에서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영외에서 즉석 사진을 찍으며 B씨의 허리를 감싸고 택시에서 신체 접촉을 하는 등 추행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경찰에 부적절한 신체 접촉이 없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B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을 정도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고 한다.
경찰은 지난해 2월 A씨를 기소 의견으로 불구속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참고인 조사, 폐쇄회로(CC)TV 화질 개선 등 보완수사를 진행해 같은해 4월 A씨를 구속하고 재판에 넘겼다.
A씨는 법정에서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는 등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1심은 "피해자와 주변인들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도 "피해자가 경험하지도 않은 얘기를 했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 측은 상고심에서도 무죄를 주장했다. A씨 측은 피해자가 진술한 신체 접촉 정황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와 배치된다는 점, 사건 초기 신고 내용과 이후 진술 사이에 일부 차이가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이 사건을 폭로한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는 선고 직후 "이번 판결은 군대라는 폐쇄적이고 위력이 존재하는 조직 속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고 가해자에게 공적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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