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염 환자 5명 중 1명은 9세 이하 어린이
반복되는 구토·설사 땐 수분 손실 급격히 증가
입 마름·소변 감소는 탈수 신호…빠른 진료 필요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연일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여름철 소아 장 건강에도 비상이 걸렸다. 높은 기온으로 음식이 쉽게 상해 세균성 장염 위험이 커지는 데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단체생활을 통한 바이러스성 장염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유아와 어린이는 면역체계와 체온조절 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장염으로 인한 탈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영유아 장염 환자 90만명…전체의 21%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5년 장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총 421만160명이다. 이 가운데 0~9세 환자는 총 90만3798명으로 전체의 약 21%를 차지했다.
장염은 바이러스나 세균, 오염된 음식물 등에 의해 위장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설사와 구토, 복통, 발열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영유아에서는 로타바이러스와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흔하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처럼 여러 아이가 함께 생활하는 환경에서는 집단 감염이 발생하기 쉽다.
성인은 복통이나 메스꺼움, 갈증 등 자신의 증상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영유아는 불편함을 표현하기 어려워 보채거나 식사를 거부하고 평소보다 기운이 없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같은 장염이라도 아이의 연령과 발달 정도에 따라 증상이 드러나는 방식이 달라 보호자가 평소와 다른 변화를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에는 음식이 쉽게 변질되고 세균이 빠르게 증식해 식중독과 세균성 장염 위험이 높아진다. 여기에 장염으로 인한 설사·구토와 땀 배출이 겹치면 수분과 전해질 손실이 더욱 커져 영유아는 탈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이경재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여름철에는 장염 자체를 치료하는 것 뿐 아니라 아이의 탈수 상태를 교정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탈수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소변량이 평소보다 줄었는지, 평소보다 기운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구토·소변 감소는 진료 받아야
ⓒ고려대 구로병원
장염 증상이 있다고 모두 응급상황은 아니지만, 반복되는 구토로 물이나 분유를 마시지 못하거나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고열이 지속되거나 혈변, 심한 복통이 나타나고 아이가 축 처지거나 반응이 둔해지는 경우도 즉시 진료가 필요하다. 입술이 마르거나 눈물이 잘 나오지 않는 등 탈수 징후가 보이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고 수분 섭취가 가능하다면 경구수분보충액을 조금씩 자주 먹이는 것이 좋다. 구토 직후에도 소량씩 천천히 보충하고, 증상이 호전되면 평소 식사를 조금씩 시작하면 된다. 당분이 많은 주스나 탄산음료, 일부 이온음료는 설사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지사제나 구토억제제는 보호자가 임의로 사용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생후 6개월 미만 영아는 체중이 적고 수분 손실에 취약해 탈수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설사나 구토 횟수가 많지 않더라도 수유량이 줄거나 평소보다 보채고 기운이 없다면 집에서 지켜보기보다 진료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소아 장염을 예방하려면 손 위생을 철저히 하고 음식 위생에도 신경 써야 한다. 외출 후와 식사 전, 기저귀를 교체한 뒤에는 비누로 손을 충분히 씻고, 장난감과 식기 등 아이가 자주 사용하는 물건도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음식은 충분히 익혀 조리 후 가능한 빨리 먹고, 실온에 오래 둔 음식은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이경재 교수는 “여름철 소아 장염은 개인위생과 음식 관리만으로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며 “설사와 구토가 시작되면 아이의 수분 섭취량과 소변량, 활동 상태를 함께 살피고 탈수 징후가 보이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의 진료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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