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부터 보완수사권까지 '실책' 산적
공세 고삐는 당기지만 성과는 '그닥'
소수 야당 한계 있지만 문제는 '지지율'
장동혁 개혁안, 당내 갈등 해소될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3 지방선거 선거 소청 등 현안 관련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해도 국민의힘은 국정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여당과 달리 국민의힘 지지율은 하락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여 공세 소재가 넘칠 정도로 정부·여당의 실책이 드러나고 있지만, 당내 갈등이 노출되거나 성과로 연결하지 못하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3일 청와대 사랑채에 모여 장외 투쟁을 벌였다.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보완수사권 폐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지도부는 부작용이 우려되는 보완수사권 폐지법을 저지하기 위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여당이 종결시킨 것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며, 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압박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달 31일 보완수사권 폐지를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는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끊었을 때, 더불어민주당과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의 인권을 끊어버렸다"며 "국민은 더 이상 이 대통령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만큼, 마지막 기회인 이 악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60%가 넘는 국민이 반대하는 악법을 단독으로, 힘으로 밀어붙였다"며 "이럴 때 대통령의 임무는 무엇인가. 다시 충분한 검토를 거쳐 제대로 된 법안을 보내라고 해야 한다.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대통령다운 모습이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저지하기 위해 원내 차원에선 법제사법위원회 항의 방문을 비롯해 필리버스터, 장외 투쟁 등 여론전을 통해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여당은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킨 직후 법안 처리를 강행했고, 그나마 중재자 역할을 기대한 청와대조차 "국회의 입법 과정과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며 수용 입장을 드러냈다.
최근 코스피 급락 사태의 원인으로 단일종목 레버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목되면서, 당내에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개입 의혹을 진상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정조사는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청으로 요구서가 제출되면 국회의장은 본회의에 보고해야 한다. 의결을 거쳐야 하는 안건인 만큼 통상적으로 여야 합의로 추진되지만, 민주당이 난색을 보이는 탓에 이마저도 추진될 가능성은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단독으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를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누구 아이디어로, 어떤 목적으로 도입됐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외국인의 놀이터가 된 우리나라 국내 주식 시장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원내 지도부도 레버리지 국정조사를 추진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는 주체에 대해 정무위원회 차원에서 낼지 다른 곳에서 낼지 내부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우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보완수사권 폐지법처럼 레버리지 국정조사도 사실상 관철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당의 국정조사 추진 목적이 사실상 김 정책실장 경질인 만큼, 당·청 갈등을 촉발시킬 우려가 있는 국정조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국민의힘도 일부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개미 피해자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유야무야 넘길 수 없다는 것을 정부·여당도 잘 알 것"이라면서도 "민주당 지도부가 언급한 발언을 보면 수용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현재로선 큰 것 같다"고 토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정점식 원내대표 등이 7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차 종합특검 연장 규탄대회'에서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여당을 둘러싼 실책은 6·3 지방선거 이후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비롯해 22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강행, 보완수사권 폐지, 코스피 폭락 등이 꼽힌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정부·여당을 견제할 소재가 쏟아졌고 공세 고삐도 당겼지만, 실제 관철로 이어진 것은 여야 공통 관심사였던 선관위 국조특위와 특검뿐이다.
당내 일부에선 소수 야당으로서 한계에 부딪쳤다는 볼멘소리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여론전에 기댈 수밖에 없는 환경인 만큼, 여러 방식으로 대여 투쟁을 벌였음에도 성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소수 야당으로서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지지율도 뒷받침해 주지 않는 탓에 '무기력증'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경제신문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7~31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과 각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5.9%, 부정 평가는 50.5%로 나타났다.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0.4%p, 부정 평가는 1%p 상승했다. 각 정당 지지율을 보면, 민주당은 전주보다 3.8%p 상승한 45.1%, 국민의힘은 2.9%p 하락해 37.7%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얼미터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증시 폭락과 부동산 세제 및 대통령 연임 개헌 논란 등이 영향을, 국민의힘은 당내 중진 징계 절차와 멱살잡이 논란 등 내홍, 민주당 보완수사권 폐지법 강행 처리 대응 미흡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반면 민주당은 전당대회로 인한 컨벤션효과로 상승했다고 봤다.
국민의힘 내 여러 갈등은 원내에서도 고심하는 부분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의 실책이 쏟아지면서 공세 소재는 소위 호황이지만,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려고 해도 지지율이 낮아 동력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즉, 국민의힘의 공세에 민심이 온전히 담기지 않았다고 여당이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원내 관계자는 "모든 방법을 다 써서 여론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당내 분란 때문에 지지율이 하락해 걱정된다. 민심이라도 뒷받침해 준다면 동력이 생길텐데,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당장 장 대표 거취 문제나 중앙윤리위원회 분열 등 갈등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장 대표가 구상 중인 당 개혁안 발표가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용에 따라 내홍이 짙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이번 계기를 통해 비당권파의 당대표 권한 축소 등 개혁안도 함께 논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 대표가 쟁점인 남은 임기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 있는 만큼, 거취 문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일부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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