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 ‘사전심사→공시제’ 전환, 예비창업자 알권리 확대될까? [임유정의 오프 더 메뉴]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8.03 07:00  수정 2026.08.03 07:00

김남근 의원, 정보 사후검증 ‘공시제’ 발의

최신 가맹 정보 적시 제공·제도 허점 보완

허위·누락 공시 제재로 신뢰성 확보 방점

정보공개 주기 분기 단축…“2028년 시행”

서울 명동거리에서 관객들이 상점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프랜차이즈 정보공개 제도 개편이 속도를 내고 있다. 브랜드별 가맹점·직영점 수 공개 주기가 연 1회에서 분기 1회로 단축되는 데 이어, 예비창업자가 최신 가맹 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 방식 전반을 손질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가맹본부가 정보를 먼저 공개한 뒤 정부가 사후 검증하는 ‘공시제’ 도입을 골자로 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으로, 시행 시점은 미정이다.


개정안에는 현행 정보공개서 사전 심사 방식으로는 최신 가맹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담겼다. 가맹본부의 변경 등록 신청이 특정 기간에 몰리면서 심사가 지연되고, 예비창업자가 실제 영업 현황과 차이가 있는 정보를 확인하는 사례가 발생해 왔기 때문이다.


또 일부 가맹본부가 기존 정보공개서의 업종만 변경해 사실상 새로운 가맹사업을 시작하면서도 직영점 의무 운영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등 제도적 허점도 개정안에 반영됐다. 업종 변경에도 직영점 운영 의무를 적용해 이 같은 규제 회피를 막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본회의 의결 등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가맹본부는 최소 분기마다 직영점과 가맹점 수를 비롯한 점포 현황과 주요 변경사항을 직접 갱신해 공개해야 한다.


다만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허위·누락 공시가 확인될 경우 행정처분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사전 심사에 따른 정보 공개 지연은 줄이면서도 공시의 정확성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공시제가 시행되면 예비창업자가 보다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창업 여부를 판단하고, 성장 중인 브랜드도 점포 확대 현황을 신속하게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보의 적시성과 투명성이 높아지면서 시장 신뢰도 역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공정위가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심사해 공개하는 데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었다”며 “본사가 먼저 정보를 공개하고 허위 공시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이 정보의 적시성을 높이는데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도 개편을 계기로 정보공개서의 성격 자체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정보공개서가 가맹계약 체결을 위한 행정 문서에 가까웠다면 앞으로는 브랜드의 경영 현황과 안정성을 보여주는 핵심 정보로 기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공개 주기가 짧아지고 공시 항목도 확대되면서 예비창업자는 물론 기존 가맹점주와 투자자까지 브랜드를 비교·분석하는 기준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명동의 음식점 메뉴 입간판 모습.ⓒ뉴시스

이에 앞서 공시제 도입 논의와 별개로 정보공개 주기 단축이 먼저 시행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브랜드별 가맹점·직영점 수 공개 주기를 연 1회에서 분기 1회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정보공개서에 담기는 항목과 공개 주기를 손질하는 내용인 반면, 공시제는 정보공개 절차를 사전 심사에서 사후 검증 방식으로 전환하는 제도다. 정보공개서에 무엇을 담을지와 어떻게 공개할지를 각각 개선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두 제도가 함께 시행될 경우 정보공개서의 적시성과 활용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비창업자는 보다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브랜드를 비교할 수 있고, 가맹본부 역시 점포 확대와 경영 현황을 시장에 신속하게 알릴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개정 시행령은 오는 8월 4일 공포 예정인 정보공개서 표준양식 고시 개정안과 함께 2028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새롭게 추가되는 정보에는 사모펀드(PEF) 소유 여부, 장기 운영 가능성과 관련한 정보, 계약 중도 해지 시 평균 영업위약금 등이 포함된다.


이는 단순히 점포 수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브랜드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 계약 리스크까지 비교할 수 있도록 정보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다. 정보공개서가 예비창업자의 투자 판단 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양적인 정보 뿐 아니라 실질적인 경영 정보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반면 업계에서는 분기별 정보공개에 따른 행정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점포 변동 현황을 분기마다 집계하고 변경 등록해야 하는 만큼 관련 인력과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중소 가맹본부를 중심으로 업무량과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특히 점포 수가 많거나 신규 출점과 폐점이 잦은 브랜드일수록 정보 확인과 수정 작업이 반복돼 실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업계를 중심으로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중소 가맹본부의 부담을 덜기 위한 지원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결국 이번 제도 개편의 핵심은 정보를 더 많이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더 빠르고 정확하게 공개하는 데 있다”며 “정보공개서가 단순한 신고 서류를 넘어 예비창업자의 투자 판단을 좌우하는 핵심 자료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허위·누락 정보에 대한 관리와 함께 중소 가맹본부의 행정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보완책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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