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안 했더니 수익률 1위?…폭락장에 뜬 ‘무손실 투자’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6.07.31 07:05  수정 2026.07.31 07:05

‘포모’에서 ‘조모’로…180도 바뀐 투심

삼전닉스 레버리지 최대 75%↓

투자자 90%가량 ‘손실’

극단적 변동성에 “현금 지킨 승자” 인식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요즘에는 뉴스만 틀면 코스피가 크게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동안 주식 투자를 하지 않은 게 후회됐었는데, 급락장에서는 걱정이 없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


올해 2월 코스피가 6000선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듣고 주식시장에 탑승하려고 했으나, 타이밍을 놓쳐 끝내 진입하지 못했다는 사회초년생 A씨가 최근 증시를 바라보며 드는 생각이다.


한때 ‘1만피’를 바라보던 코스피가 5000선까지 급락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조모(JOMO·Joy of Missing Out)’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주식시장에 합류하지 않아 하락장에서 손실을 피한 자신의 선택을 즐거워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모습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7월 1~30일) 들어 코스피 지수는 무려 34.01%(8476.48→5593.56) 급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38.02%(33만4000원→20만7000원), SK하이닉스는 50.11%(265만원→132만2000원)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101.14%(4214.17→8476.48) 급등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78.57%(11만9900원→33만4000원), 307.07%(65만1000원→265만원) 오른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이러한 분위기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에 투자하지 않고, 현금을 지킨 투자자들이 상대적 승자가 되면서 “주식시장에 뛰어들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조모’가 유행어로 부상했다.


조모는 ‘놓쳐도 불안하지 않고 즐겁다’라는 뜻을 가진 신조어로, 충동적인 투자 판단을 줄이고 원칙에 맞는 기회를 기다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에서는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삶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올 상반기 코스피가 5000선을 넘어 9000선까지 치솟는 등 역대급 강세장이 연출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확산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포모’는 남들보다 뒤쳐지거나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뒤늦게라도 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소비 행동을 일컫는다.


한편, 이달 27일 기준 삼성전자 투자자 42%와 SK하이닉스 투자자 57%가 손실 구간에 놓인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출시 이후 60~75%가량 하락해 투자자의 약 90%가 손실을 본 셈이다.


포모 심리로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의 손실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면서 ‘무손실 투자’라고도 불리는 ‘조모’가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증시 급락으로 10명 중 9명이 손실을 보자 ‘나만 없어, SK하이닉스’에서 ‘나는 없어, SK하이닉스’로 분위기가 바뀐 상황”이라며 “극단적인 증시 변동성에 수익 창출보다 손실 피하기에 만족을 느끼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증시의 예측 불가한 흐름이 장기화될수록 조모·포모 증후군으로 인해 건전한 투자 문화가 형성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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