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욱 의원 “HDC 임원, 축구협회 11년 파견에 10억 수령”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7.28 15:34  수정 2026.07.28 15:34

정연욱 의원은 이번 축협 청문회에서 HDC그룹 계열사 임원의 축구협회 장기 파견 논란을 집중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 정연욱 의원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총수로 있는 HDC그룹 계열사 임원의 축구협회 장기 파견 논란이 다시 국회 도마 위에 오른다. 문체부 감사에서 위법성이 확인된 지 1년이 넘도록 경찰 수사와 제도 개선, 관련자 징계 모두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오는 30일 열리는 대한축구협회 청문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예정이다. 당초 22일 예정됐던 청문회는 30일로 연기됐으며 정몽규 전 회장과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정 의원이 주장하는 논란의 핵심은 HDC현대산업개발 소속 임원 A씨의 장기 파견이다.


문화체육관광부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2013년 3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약 11년 동안 대한축구협회 행정지원팀장으로 근무했다. 협회 인사 규정상 파견 가능 기간은 최장 2년이지만 이를 훨씬 넘겨 근무했고, 이 기간 자문료와 수당 명목으로 약 10억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인사와 총무, 회계, 계약 등 협회 핵심 행정을 총괄했다. 감사에서는 본인 자문료 인상 과정에서 사적 이해관계를 신고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문체부가 특히 문제 삼은 부분은 이해충돌 가능성이다. 감사 결과 A씨는 협회 내부 행정과 주요 정보를 다루는 위치에 있었고, 향후 협회가 발주하는 공사 입찰 과정에서 HDC가 관련 정보를 활용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에서는 협회와 외국 설계사가 주고받은 자료 상당수가 HDC 측과 공유된 정황도 확인됐다.


A씨는 문체부 감사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24년 11월 협회를 떠났다. 이 때문에 협회 차원의 자체 징계는 이뤄지지 못했다.


문체부는 이후 관련자들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지만, 의원실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년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수사가 진행 중인 상태다. 회장사 직원의 장기 파견을 막기 위한 규정 개정 역시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연욱 의원은 정 전 회장을 비롯한 축구협회 주요 임직원에 대한 징계도 사실상 멈춰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체부는 2024년 특정감사에서 클린스만,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등 모두 27건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하고 정 전 회장을 포함한 관계자들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재심과 행정소송으로 맞섰고, 법원 1심에서 문체부가 승소했음에도 항소를 제기했다. 여기에 지난 6월 항소심 재판부가 집행정지를 다시 인용하면서 징계 절차는 또다시 미뤄진 상태다.


정연욱 의원은 "1년이 넘도록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축구협회 스스로 문제를 바로잡을 의지도, 개혁 시스템도 없다는 의미"라며 "11년 동안 회장사 직원을 파견받아 협회 핵심 업무를 맡긴 것은 협회가 사실상 회장 개인 회사처럼 운영됐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체부도 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수사와 제도 개선, 징계 등 후속 조치가 실제 이행되는지 끝까지 관리·감독해야 한다"며 "이번 청문회에서 파견 경위와 자문료 지급 근거, 정보 공유 여부 등을 명확히 따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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