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근저당'이 불 지핀 부동산 민심…국민의힘, '정권 견제' 동력 확보하나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7.24 05:30  수정 2026.07.24 05:30

李, '보유세' 건드리자, 野 공세 총력

"집 팔아 치우자마자 보유세 들먹여"

민심 흔들며 李 견제 동력 확보 집중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분당 주택을 매도하며 매수인에게 설정한 17억원대 근저당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기조가 유지된 상황에서 사금융으로 규제를 우회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합법적인 방안이라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총공세를 펼치며 '부동산 민심' 흔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23일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은 사실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것"이라며 "어느 범위에서 어느 정도로 강화할지, 어떤 차등을 둘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가의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의 경우 보유세 등 세금 부담을 많이 하되, 존중 역시 지금보다 강해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결국 보유세 강화는 사회적 타협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부동산 정책'에 대한 고심을 드러냈지만, 야당에선 "본인 집 팔아 치우자마자 국민 향해 '보유세 3배'를 들먹이는 이중성에 할 말을 잃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국민 대토론회를 앞두고 분당 주택을 매도하면서 '무주택자'가 됐다. 1주택자임에도 부동산 정상화 의지를 부각하기 위해 내린 조치다. 문제는 매수인이 이 대통령 부부 앞으로 17억 77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는 것이다. 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주장이 나오자, 청와대는 통상적인 방식의 '부동산 매매'라는 점을 명확히 하며 매수인의 사정을 배려해 등기를 이전했고 근저당 설정도 민사상 합의에 따라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한문도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까지 초청해 '근저당' 논란에 대해 해명하며 논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집중했다. 한 교수는 근저당 설정이 일반적인 담보 방식인지에 대해 "저당권은 돈을 빌려줄 때 못 받을 때를 대비해서 설정을 해놓는 것으로 만약 못 갚으면 강제로 경매한다든지 행위를 할 수 있는 명문화된 일반적인 법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나아가 이 대통령이 잔금을 유예하는 과정에서 이자도 받지 않기로 했다며, '특혜·꼼수' 논란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세상에 이런 방식으로 대출 규제를 피하는 꼼수도 있구나'라고 감탄을 금하지 못 했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부정적이다. 실제 이 대통령의 부동산 매도 방식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셀러 파이낸싱'(Seller Financing, 매도자 금융) 거래 방식이 부동산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 기조 속에서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꼼수'로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초고가 주택 매매자들이 암암리에 활용하는 '셀러 파이낸싱' 방법을 일국의 대통령이 구사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집값을 안정시키기는커녕 스스로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는 '부동산 블루길'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근저당'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내놓는 해명도 족족 발목을 잡히고 있다. 17억 7000만원의 근저당을 설정한 것에 대해 매수인을 배려해 이자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치켜세운 것이 오히려 "세무조사 대상과 정확하게 딱 들어맞는 사안"이라는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무이자에 따라 발생하는 증여세 문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해명이 되레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장동혁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출 규제 영향 받지 않는 현금 부자와 사인 간 채무 과다자, 국세청이 두 달 전 발표한 세무조사 대상과 정확하게 딱 들어맞는 사안"이라면서 "국세청은 언론을 보니 문제없다면서 조사도 안 한다. 일반 국민이었다면 세무조사 받느라 몇달을 탈탈 털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관위 국조특위 및 6.3 특위 연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근저당 논란을 '일반적이지 않는 매도 방식'이라며 부각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정상화 의지를 줄곧 드러내도, 실제 초고가 주택을 가진 사람만 특혜를 주고 일반 서민은 대출 규제에 묶여 있다는 '내로남불' 프레임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부동산 민심은 6·3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으로 확인된 바 있다. 소수 야당인 국민의힘 입장에선 부동산이 정부·여당을 견제할 핵심 소재로서 향후 23대 총선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잡는 것이 과거 (불법) 계곡 정리할 때보다 더 쉽다고 말하더니, 이 상황까지 치달은 것 아닌가"라면서 "장기적인 대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고, 이런 식으로 간다면 갈수록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번 (근저당) 논란도 연장선상에서 부동산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의 매도 과정이 불법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정무적으론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을 매도하려는 일반 서민 중에선 이 대통령처럼 개별 사연이 존재함에도 현재 고강도 대출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 대통령이 부동산 민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깔끔한 조치는 아니라는 것이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이 대통령의 근저당 논란은 불법이나 탈법이 아닌 우회했다는 점을 비유하면 칼로 요리하는 것을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칼을 들어 요리를 할 수도, 사람을 해칠 수 있는데. 이 대통령은 칼로 근저당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열어 준 것으로 깔끔한 방법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위법과 탈법을 보여준 것처럼 비난받을 일도 아니지만, 분명한 건 부동산 거래의 다양한 현실을 보여줬다는 것"이라면서 "부동산 토론회를 매주 여는 방법을 검토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사정이 있다는 것을 공유하고 이를 공론화해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감이 향후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서울시장 선거에서 드러난 것처럼 부동산을 가릴 다른 공약이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부동산 정책을 덮을 만한 이슈를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부동산에만 야당이 매몰되는 것도 문제다. 선거 국면에서 이슈가 갑자기 전환된다면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