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보험 가입해도 피해구제는 제한적
대규모 유출 사고에 보장한도 부족
사이버보험 필요성 다시 부각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의무보험의 한계와 사이버보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클립아트코리아
쿠팡과 SK텔레콤, 롯데카드, 나이키코리아 등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피해 보상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기업들이 가입하는 의무보험만으로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피해 구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소비자 피해 보상과 사고 수습을 폭넓게 지원하는 사이버보험 도입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통신과 금융, 유통, 플랫폼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나이키코리아는 최근 권한이 없는 제3자가 플랫폼에 접근해 일부 고객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사실을 확인하고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포렌식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시설공단이 운영하는 따릉이에서도 약 462만명의 회원 정보가 유출됐다.
공단은 피해자에게 5000원 상당의 30일 정기권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이는 보험금이 아닌 자체 보상 조치다.
앞서 쿠팡과 SK텔레콤, 롯데카드, 예스24 등에서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개인정보 보호와 피해 구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나이키코리아와 서울시설공단은 모두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은 일정 규모 이상의 개인정보처리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으로 개인정보 유출로 기업의 법률상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했을 때 배상금과 소송비용 등을 보장한다.
다만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만으로 소비자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가 실제 손해를 입었다는 점과 기업의 배상책임이 인정돼야 보험금이 지급된다.
보이스피싱이나 명의도용 등 2차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개인정보 유출과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보장 한도도 충분하지 않다. 현행 정보주체가 100만명 이상이고 매출액이 800억원을 초과하는 기업의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 최소 가입금액은 10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과 2300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도 10억원 규모의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서 기업의 배상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의무보험만으로는 수백만명에 달하는 피해자에게 돌아갈 충분한 피해 보상 재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셈이다.
이 때문에 사이버보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이버보험은 개인정보 유출로 고객이나 거래처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했을 때 배상금과 소송·변호사 비용 등을 폭넓게 보장한다.
의무보험보다 높은 보장 한도로 가입할 수 있어 소비자 피해 배상 재원을 충분히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또 해킹이나 랜섬웨어 공격 이후 포렌식 조사와 데이터 복구, 고객 통지, 위기관리 컨설팅, 영업중단 손실 등 기업의 사고 대응 비용도 함께 보장한다.
신속한 사고 수습과 시스템 복구가 이뤄질수록 추가 정보 유출과 소비자의 2차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정부도 사이버 위험 확대에 대응해 관련 제도를 손질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손해보험 공동인수 특별협정을 개정해 국가보안시설 공동인수 대상 보험에 사이버보험과 배상책임보험을 추가했다.
실제 기업들의 사이버보험 가입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보험 계약 건수는 7683건으로 2024년보다 42%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대형화되는 상황에서는 최소한의 배상책임만 담보하는 의무보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소비자 피해 보상 재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기업의 사고 대응 역량까지 높일 수 있도록 사이버보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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