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 피해 男아동·청소년 40%, 피해 사실 숨겨"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6.07.12 15:38  수정 2026.07.12 15:38

"남자답지 못해 보일까" 우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성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제2차 성별균형 현장제안 '성평등 언박싱 토크'에 참석해 '변화하는 젠더폭력의 상자 열기'를 주제로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성평등가족부

성착취 피해를 경험한 남성 아동·청소년 10명 가운데 4명은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를 드러내는 것을 '남자답지 못한 행동'으로 여기는 성역할 고정관념이 침묵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12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성폭력상담소 탁틴내일의 정희진 기획팀장은 지난 10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제2차 성평등 언박싱 토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성착취 피해를 경험한 남성 아동·청소년 51명 가운데 19명(37.3%)은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27%는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남자답지 못한 약한 모습'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정 팀장 "한 피해자는 주변에 피해 사실을 얘기하면 '부럽다', '왜 못 즐기느냐'는 식의 반응이 돌아왔다고 한다"며 "성역할 고정관념에 갇혀 침묵을 강요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남성 디지털 성범죄 피해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통계도 함께 소개됐다.


디지털성범죄지원센터 자료를 보면 전체 피해자의 약 4분의 3은 여성이었지만, 남성 피해자도 2023년 2320명에서 지난해 2618명으로 증가했다.


남성 피해자들은 주로 연인 관계에서의 불법 촬영과 촬영물 유포 협박으로 인한 불안과 피해를 호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기술 발전과 사회변화로 젠더폭력 유형이 다양해지고 피해 대상과 양상이 복잡해지고 있다"며 "피해 특성과 지원 수요를 면밀히 살펴 정책 사각지대를 보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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