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역설] 주담대 6억→3억 ‘반토막’…내 집 마련 더 멀어지나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6.07.10 07:00  수정 2026.07.10 07:00

국민 필두로 은행권 한도 축소 움직임 확산 가능성↑

실수요자 타격 불가피…주거 양극화·자산 격차 심화 우려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모습.ⓒ뉴시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문턱이 한층 높아지면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출 한도 축소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되는 등 하반기 분양시장과 주택 거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수도권과 규제지역 뿐 아니라 전국에서 주택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제한한다.


현재 정부의 대출 규제로 수도권·규제지역에서 15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에는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최대 2억원까지 주담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KB국민은행에서는 전국 어느 지역에서든 최대 3억원까지만 주담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수도권·규제지역의 2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기존대로 2억원의 한도를 적용한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KB국민은행에 그치지 않고 다른 시중은행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은행권 전반이 주담대 한도를 잇달아 축소할 경우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여건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서민들은 자기 자금 만으로 주택을 매입하기 어려워 대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 내 집 마련 계획 자체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서울과 수도권 시장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의 경우 아파트 가격이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대출 한도 축소의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은 주택 가격이 높아 대출 감소분을 현금으로 메우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현금 동원력이 있는 수요자만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구조가 강화되면서 주거 양극화와 자산 격차가 한층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타 은행들도 비슷한 조치를 검토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집값 상승의 요인이 공급 부족과 지역별 수요 집중 등 구조적인 요인도 큰데 대출만 조이면 결국 현금 여력이 있는 계층만 시장에 남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는 더 줄어들고 지역·계층 간 부동산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효선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 전문위원도 “통상 LTV를 꽉 채운 대출 의존형 매수가 많았던 6억~9억원대 수도권 외곽 중저가 아파트 시장은 실수요자의 진입이 줄며 거래량 감소와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며 “현금 동원력이 높은 자산가 중심의 강남권 등 상급지 초고가 시장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전문위원은 “다만 이를 집값 방향을 결정하는 단일 요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단기적으로는 거래량과 매수심리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지역에서는 가격 조정 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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