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떠나자 감독도 사퇴 “우승 과제 이루지 못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7.07 08:40  수정 2026.07.07 08:40

월드컵 16강 탈락 후 사퇴 의사를 밝힌 포르투갈의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 ⓒ AP=연합뉴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에서 스페인에 무릎을 꿇은 포르투갈 축구대표팀이 결국 사령탑 교체를 맞는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월드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16강전에서 0-1로 패한 뒤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나는 월드컵 우승을 위해 포르투갈 대표팀을 맡았다"며 "목표를 이루지 못한 만큼 더 이상 감독직을 수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계약은 오늘로 끝난다. 이제 포르투갈 축구협회와 이사회가 새로운 감독을 선택할 기회를 얻었다"며 "이번 경기가 대표팀 감독으로서 마지막 경기였다"고 덧붙였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벨기에를 3위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마르티네스 감독은 2023년 1월 포르투갈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그의 가장 큰 과제는 국가대표 은퇴를 앞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포르투갈의 사상 첫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마르티네스호의 출발은 순조로웠다.


포르투갈은 유로 2024 예선에서 10전 전승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본선에 진출했고, 비록 본선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지만 대표팀의 경쟁력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서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포르투갈은 유럽예선 F조에서 4승1무1패를 기록하며 조 1위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호날두는 사상 최초의 월드컵 본선 6회 출전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하지만 정작 월드컵 본선에서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조별리그 K조에서 1승 2무를 기록하며 2위로 토너먼트에 오른 포르투갈은 32강에서 크로아티아를 2-1로 꺾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16강에서 우승 후보 스페인을 넘지 못했고, 후반 추가시간 미켈 메리노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허무하게 짐을 쌌다.


결국 월드컵 우승을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도 막을 내렸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45경기를 지휘하며 30승9무6패(승률 66.7%)를 기록했다. 유로 예선 전승과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성과도 있었지만, 메이저 대회에서는 끝내 정상 문턱을 넘지 못했다.


사퇴를 발표한 그는 포르투갈 팬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마치 내가 포르투갈 사람인 것처럼 따뜻하게 받아줬다"며 "그런 환대는 나에게 큰 자부심이었고,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의 원천이었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향한 존경도 잊지 않았다. 그는 "호날두는 주장으로서 모범적인 역할을 해줬다. 득점뿐 아니라 팀을 위해 많은 도움을 기록했고, 누구보다 축구에 헌신한 선수"라며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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