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라운드를 마친 이세희. ⓒ 데일리안 김윤일 기자
“노래에서 자꾸 '빠져, 빠져'가 나오는데 정말로 퍼트가 빠지니까 은근히 짜증 나더라고요.”
베어즈베스트 청라의 독특한 시그니처인 '플레저 스타디움(18번홀)'이 이세희(삼천리)에게 얄궂은 장난을 쳤다.
이세희는 3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롯데 오픈'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중간 합계 9언더파 135타를 기록한 이세희는 김효주와 함께 공동 선두로 반환점을 돌았다.
이세희의 최근 흐름은 다소 답답한 편이다. 국내 개막전 ‘더 시에나 오픈’ 공동 7위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컨디션이 안 좋은 건 아니다. 매 대회 초반에는 상위권을 달리다 후반으로 갈수록 순위가 내려가고 있는 것.
2라운드를 마친 이세희는 이에 대해 "욕심이었다"고 덤덤하게 털어놨다. 그는 "흐름이 좋으면 나도 모르게 더 욕심을 냈는데, 그 이후 컨디션이나 샷이 받쳐주지 못해 답답했다. 그래도 이제 조금씩 풀어가는 느낌"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반등의 요인은 퍼팅이다. 이세희는 "그동안 손목이 나도 모르게 안쪽으로 들어와 있었다. 예전 좋았던 감을 살려 손을 다시 앞으로 빼는 핸드퍼스트 자세를 취하고 밀어주는 느낌을 살렸다. 백스트로크 때도 그립이 먼저 나가는 느낌으로 각도를 수정했는데 이게 딱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마무리가 좋아지니 스코어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코스에 대한 철저한 분석도 한몫했다. 이세희는 베어즈베스트 청라에 대해 "전체적으로 코스와 그린이 부드럽다. 그린 스피드가 다소 느린 편이고 풀이 길기 때문에 결(잔디 탄성)을 주의해야 하는 까다로움이 있다"며 정교한 플레이를 이어간 비결을 밝혔다.
이세희. ⓒ KLPGA
재치 있는 입담도 빛났다. 축제 분위기로 꾸며진 18번홀(파4)에 대해 "어제는 신났는데 오늘은 볼륨이 더 크더라. 중요한 퍼트를 남겨뒀는데 마침 좋아하는 노래가 나와 가사에 신경이 쏠렸다"며 "어제는 하필이면 노래 가사가 '빠져 빠져'더라. 실제로 퍼트가 빠졌다. 본선에서는 모르는 랩 음악이나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세희는 대회 후반 라운드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것에 대해 "조급했던 게 사실이다. 잘 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결과적으로 전혀 도움이 안 되더라. 이번 주말에는 철저하게 마음을 비우고 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즌 초반 밝힌 '프로다운 생활 습관'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세희는 "지금도 여전히 금주 중이다. 쉬는 날 없이 운동과 훈련만 반복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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