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기흥·구리 묶자 병점·남양주 집주인들 호가 높여
정부 “풍선효과 제한적” 선 그었지만 집값 상승 조짐
실수요자, 장벽 낮은 비규제지역으로…“수요 억제 만으론 한계”
ⓒ뉴시스
정부가 경기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면서 또 다른 풍선효과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지만, 인접 비규제지역에서는 벌써부터 호가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 공급 부족에 전세난까지 겹치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화성 동탄구, 용인 기흥구, 구리시와 인접한 지역의 아파트 호가가 속속 오르고 있다.
화성시 병점구 ‘서동탄역우남퍼스트빌’ 전용면적 84㎡는 지난 1일 호가가 4억3000만원에서 4억8000만원으로 5000만원 올랐다.
같은 날 구리시와 인접한 남양주시에서도 호가 상승 사례가 나타났다. 다산신도시에 위치한 ‘다산리버펠리체2단지’ 전용 84㎡ 매물은 집주인이 호가를 3000만원 올려 7억5000만원에 내놨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동탄, 기흥, 구리에 대해 반도체 호황과 교통 호재 등에 따른 지역적 특수성이 있는 곳이라고 판단하고, 이들 지역을 규제로 묶더라도 주변 지역으로 수요가 확산되는 풍선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규제 발표 직후부터 인접 지역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비규제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성 병점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미 병점은 동탄 집값 상승세에 영향을 받으며 가격이 오르는 추세였다”며 “이번 규제 전에도 집주인들이 호가를 수천만원씩 올리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점은 동탄과 생활권을 공유할 수 있고 가격대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며 “규제 이후 실수요자 유입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남양주 다산신도시 일대도 비슷한 분위기다.
남양주의 한 공인중개사는 “다산신도시는 구리와 인접해 있고 서울 접근성도 좋아 기존에도 매수세가 활발했다”며 “전셋값과 집값 상승으로 서울에서 밀려난 수요가 남양주로 넘어와 매수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구리가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남양주로 매수세가 더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며 “집주인들도 집값을 계속 올리고 있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안양 만안구도 풍선효과가 예상되는 지역으로 꼽힌다.
4250가구 규모 대단지인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는 지난달 전용 84㎡가 11억17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현재 호가는 12억원대까지 형성된 상태다.
이 밖에 수원 권선구와 용인 처인구 등도 규제지역 인접지이자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매수세 유입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에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부 전망과 달리 규제지역을 피해 인접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서울과 핵심 수도권의 전셋값 상승, 입주물량 감소, 매매가격 상승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실수요자들이 대체 주거지를 찾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동탄, 기흥 등의 집값 상승은 반도체 특수가 작용한 영향도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며 “규제지역으로 지정이 되면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커지기 때문에, 내 집 마련을 위한 수요가 큰 상황에서 풍선효과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급 없이 수요 억제 만으로 가격을 잡는 데 한계가 있고 시장은 한 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튀어오르게 돼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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