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방까지 봐야 끝난다…확장된 재미, 길어진 책임 [온라인으로 서사 확장하는 TV 콘텐츠③]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7.04 14:01  수정 2026.07.04 14:01

길어진 콘텐츠 생명력…일반인 사이버 불링과 맥락 상실은 숙제로 남아

온라인 플랫폼은 TV 방송 콘텐츠의 생명력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드라마 결말 이후 이야기를 보여주고, 예능 캐릭터를 오래 살리고, 무대를 세밀하게 다시 보여준다. 시청자에게는 더 많은 이야기와 공감하는 접점이 생겼고, 제작진은 본방송이 끝난 뒤에도 화제성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SBS ‘그 해 우리는’이 종영 후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스핀오프 형식의 다큐멘터리 영상. ⓒSBS 유튜브 채널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 흐름을 성공한 ‘본편 콘텐츠’를 중심으로 형성된 팬덤의 추가 소비 욕구와 플랫폼 활용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봤다. 정 평론가는 “기존에 성공한 아이템이 있으면 관련 팬층은 더 부가적인 정보를 얻기를 원한다. 온라인을 활용한 부가 콘텐츠가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콘텐츠가 잘 만들어지는 것만으로 되는 문제가 아니라, 만든 콘텐츠를 대중이 미리 접하고, 본 콘텐츠로 유입되는 흐름이 많아졌다”며 “디지털 채널 활용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에서 확장된 콘텐츠는 시청자에게 더 많은 접근점을 제공한다. 본편을 보기 전 짧은 영상으로 흥미를 느끼고, 본편을 본 뒤에는 풀버전과 라이브 방송, 직캠을 따라가며 콘텐츠를 더 오래 소비한다.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이 본편의 빈칸을 채우는 순간, 책임도 본편 밖으로 길어진다. 특히 일반인 출연자들이 대거 출연하는 연애 리얼리티는 이 명암이 뚜렷하다. 라이브 방송은 쌍방향 소통을 가능하게 하지만 그렇기에 출연자가 방송 이후에도 관계와 감정을 해명하고 끊임없이 사과하게 만든다. 일반인 출연자의 경우 본편 이후의 삶까지 콘텐츠화될 수 있다.


정 평론가도 온라인 채널로 확장되는 콘텐츠의 리스크로 출연자 보호와 반응 예측의 어려움을 짚었다. 그는 “웹이나 SNS로 확장되는 콘텐츠는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출연자 보호나 방송 이후 반응을 예측하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콘텐츠에는 조금 더 날것의 이야기, 정제되지 않은 부분이 들어가기도 하는 만큼 제작진이 이를 더 고려해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예능 스핀오프와 미방분 콘텐츠 등도 비슷한 과제를 안고 있다. TV에서 짧은 편성 후 온라인상에 풀버전을 공개하는 방식은 팬덤에게 큰 만족을 준다. 그러나 모든 콘텐츠를 깊게 따라가지 않는 라이트 시청자에게는 맥락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어떤 캐릭터의 농담이나 관계성은 본편이 아니라 온라인 풀버전과 외전에서 쌓이기 때문이다.


에그이즈커밍, 하이브, 플레디스가 제작한 세븐틴의 ‘나나민박’. tvN에서 본편이 공개되면 이후 더 긴 분량의 풀버전이 팬 플랫폼 위버스에 공개되는 형식으로 방송됐다. ⓒ티빙

에그이즈커밍 소속으로 ‘채널 십오야’ 등을 운영 중인 신효정 PD 역시 이 지점을 의식하고 있었다. 그는 “영화나 드라마의 멀티버스와 달리 예능은 어떤 콘텐츠를 먼저 보더라도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며 “스핀오프 역시 그 자체로 완결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결된 부분을 알면 더 재미있을 수는 있지만, 모른다고 해서 시청에 불편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음악방송의 직캠·풀캠·숏폼 역시 팬덤 유입에 강력한 역할을 하지만, 무대 반응이 멤버별 조회수와 화제성으로 쪼개지는 구조도 만든다. 직캠은 개인의 매력을 발견하게 만드는 장치이지만, 동시에 팬덤 내부에서 멤버별 반응과 퍼포먼스를 수치로 비교하게 만드는 구조이기도 하다. 무대는 더 세밀하게 소비되지만, 비교와 경쟁도 더 세밀해진다.


온라인 플랫폼은 방송의 생명력을 늘렸다. 하지만 생명력이 길어진 만큼 책임도 길어졌다. 본편 밖에서 후일담이 공개되고, 무대가 멤버별로 쪼개지고, 예능 캐릭터가 외전에서 다시 소비된다면, 그곳 역시 프로그램의 일부다. 방송의 끝이 엔딩 크레딧이 아니라면, 제작진의 책임도 엔딩 크레딧에서 끝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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