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란 10구 소매가 첫 5000원대 돌파
닭고기·대파 등 농축산물 가격 급등
작년보다 12일 빨라진 폭염주의보에
가축 폐사·농작물 생육 저하 등 우려
소비자들이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계란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계란과 닭고기, 대파 등 주요 먹거리 가격이 지속 상승하는 가운데, 예년보다 빠른 폭염까지 겹치면서 기후가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히트플레이션(Heatflation)'이 본격화 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특란 30구 평균 소비자 가격은 전날 기준 7583원으로 지난 3월(6828원)보다 11.06% 상승했다.
또 이달 특란 10구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5222원으로 지난달(4476원)보다 16.7% 상승했다. 특란 10구 소비자 가격이 월 평균 기준 5000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닭고기 가격도 오름세다.
이달 육계 전국 평균 소비자 가격은 ㎏당 6650원으로 지난해 6월 5568원보다 19.4% 상승했다.
앞서 육계 가격은 지난 2월까지 ㎏당 5900원대였으나, 3월 6300원대에 육박하더니 4∼5월엔 6500원대까지 올라 이달엔 급기야 6600원 선을 넘어섰다.
치킨 업계도 비상 상황이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주로 사용하는 9~10호 닭고기 평균 시세는 올해 3월 4692원에서 4월 5308원으로 13.1% 뛰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종계와 원종계 감소에 따른 사육 기간이 필요한 만큼 육계 공급이 정상화 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고, 그 사이 원가 부담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밥상에 자주 오르는 농산물 물가도 상승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달 대파 1㎏ 소매가격은 2827원으로 지난해 6월보다 18.4% 상승했다.
적상추와 청상추 100g당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각각 1023원, 1024원으로 지난달 800~900원대에서 다시 1000원대로 올라섰다.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 1통 평균 소매가격은 2만429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올랐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수박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최근까지의 오름세보다 더 큰 불안 요소는 예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기온이다.
앞서 기상청은 이달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60%, 8월은 50%로 예측한 바 있다. 실제 지난달 18일 서울은 올여름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12일 빠른 수준이다.
통상 6월 중순 서울의 평년 최고 기온은 27~28도 수준이지만, 현재 한 낮 최고 기온은 33도를 넘어서는 실정이다.
이 같은 이상 고온 현상은 농작물 생육을 저하시키거나 말라 죽이고, 가축에는 폐사를 일으켜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히트플레이션'(고온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발생한 폭염과 집중 호우 피해로 주요 농산물 가격은 품목별로 최대 30% 이상 오른 바 있다.
업계에서는 "원가 부담이 숨쉴 틈없이 몰아친다"는 토로가 나온다.
지난 4월부터 이어진 중동 전쟁 여파에 의한 원가 부담 피해와 고물가 기조 장기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엎친 데 덮친 격 여름철 기후 악재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종전으로 포장재 가격이 안정되는가 하면 식자재 가격이 오르는 상황"이라며 "원가 부담이 눈 코 뜰 새 없이, 숨 쉴 틈조차 없이 몰아치는 상황"이라고 했다.
소비자들의 근심도 깊다.
온라인상에서는 "한 달 생활비로 평범하게 장을 보면 월 70~80만원은 나간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만 오르니 무섭다", "마트에서 몇 개 안 담아도 10만원은 훌쩍 넘는다"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신선란 수입 물량을 기존보다 6배 이상 늘려 8월까지 2억개를 추가 수입하고, 농축수산물 할인행사와 납품단가 인하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의 이같은 노력에도 원가 부담을 해소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후 변화에 의한 산지 생산성 저하 속도가 워낙 빨라 공급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7월~8월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폭염과 장마가 밥상·외식 물가 상승을 최대치로 이끌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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