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진보 연대론 다시 꺼낸 정청래…전대 앞 '명청대전' 시즌2 열리나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06.30 05:30  수정 2026.06.30 05:30

범민주진보 연대론 띄우자 친명계 즉각 반발

이건태 "당대표 출마 위한 정치적 메시지"

"전대 가까워질수록 상징성 큰 의제

둘러싼 메시지 경쟁 더 치열해질 듯"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단체장 당선자 워크숍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조국혁신당·진보당 등 범민주진보 진영과의 연대 필요성을 꺼내 들면서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당내 계파 갈등이 다시 격화하는 양상이다. 지방선거 직전 혁신당과의 합당론을 제기했다가 친이재명계 반발에 한발 물러섰던 정 전 대표가 전당대회 국면에서 다시 연대론을 공식화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강성 권리당원층 결집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친명계는 "전당대회 전략으로 연대 문제를 끌어들였다"며 즉각 선을 긋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검찰개혁에 이어 범진보 연대론까지 전당대회 핵심 의제로 부상하면서 친명계와 친정청래계 간 이른바 '명청대전'이 다시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이 나오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전 대표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정권 재창출을 위해 대동단결하고 함께 싸워야 한다"며 범민주진보 진영 연대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원래 한뿌리였고 같은 방향을 보고 함께 걸어온 동지"라며 "분열의 언어를 버리고 동지적 언어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연대론을 단순한 연대 제안이 아니라 전당대회를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사퇴 과정에서 자신을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와 '노무현 키즈'로 규정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친노·친문 정통성을 강조했던 행보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지방선거 과정에서 혁신당과의 합당론을 제기했다가 당내 반발로 철회했던 만큼, 이번 연대론 역시 강성 지지층의 호응을 얻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정 전 대표의 범민주진보 진영 연대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친명계에서는 즉각 견제에 나섰다.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며 "범민주진보 연대를 앞세워 사실상 연대와 합당 논의를 꺼내며 당대표 출마를 위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연대와 합당은 특정 정치인의 전당대회 전략으로 소비될 사안이 아니다"라며 "새 지도부가 구성된 이후 충분한 당내 공론화와 당원 의견 수렴을 거쳐 신중하게 논의해야 할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친명계인 이언주 민주당 의원도 29일 범민주진영 연대 및 혁신당 합당론과 관련해 "한물간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이번 보궐선거로 인해 지지자들과 당원들 사이에서 사실상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처럼 지분 나눠먹기식 합당은 지지자들이나 국민, 특히 젊은 층이 이해하지 못한다"며 "정치세력의 결합도 과거처럼 진행되기 어렵고 함부로 추진할 수도 없는 시대"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출마가 유력한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듯 정 전 대표의 연대론에 힘을 보탰다. 송 의원은 "범민주진보 연대에 동의한다"며 "어떤 테이블을 만들어 사안별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범민주진보 연대론을 둘러싼 공방의 핵심이 연대 자체보다 전당대회 전략에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전 대표는 검찰개혁, 범민주진보 연대 등 강성 권리당원들의 관심이 높은 의제를 선제적으로 던지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친명계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국정 안정, 중도 확장성을 강조하며 차별화에 나서는 모습인 만큼 지방선거 전후 이어졌던 '명청 갈등'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다시 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정 전 대표가 향후 검찰개혁과 범진보 연대 등 강성 당심을 겨냥한 의제를 계속 제시할 경우 친명계가 잇달아 제동을 거는 양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번 전당대회가 단순한 당대표 선출을 넘어 민주당의 향후 노선과 계파 질서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범민주진보 연대 문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갑자기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 새 지도부가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지금 시점에서 이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전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내내 차별화된 의제를 통해 강성 권리당원들의 지지를 결집하려 할 것"이라며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검찰개혁과 범진보 연대 등 상징성이 큰 의제를 둘러싼 친명계와 친청계 간의 메시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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