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밀려난 세입자들 몰리더니…경기 전셋값도 ‘들썩’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입력 2026.06.15 06:43  수정 2026.06.15 06:43

교통·학군 등 선호 입지 위주 연달아 신고가

실거주 위주 정부 대책에 전세난 심화 전망

경기도 아파트 단지 전경. ⓒ뉴시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인근 수도권 전세 시장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수요자가 선호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다수 거래가 체결되면서 전셋값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2주(8일 기준) 경기 아파트 주간 전셋값 상승률은 0.19%를 기록했다. 2023년 11월 3주(0.19%) 이후 약 2년 7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지역별로 화성 동탄은 0.52% 올랐고, 광명은 0.44%, 성남 수정구는 0.41% 상승했다. 화성 동탄은 반도체 호황으로 집값이 상승하면서 전셋값 오름폭이 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광명과 성남 수정구는 서울과 가까워 서울 대체 주거지로 인기를 끄는 곳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서울과 가까운 경기 아파트 전셋값 상승폭도 커지고 있다.


서울 전세 매물이 감소하면서 자금이 부족한 수요자는 경기도로 이주한 영향이다. 경기 아파트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매매가격이 오르고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실제로 서울에서 경기로 주거지를 옮기는 수요자는 1년 만에 크게 늘어나며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에 거주하다 경기도 집합건물을 매수한 수요자는 1만8940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3060명)보다 약 45% 늘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가격은 매매가격에 연동돼 집값이 오르면 전셋값도 함께 상승한다”며 “정부 다주택자 규제로 똘똘한 한 채 기조가 강해지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감소한 점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에서 거주할 수 없는 수요자가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지역 중에서도 서울에서 출퇴근이 편리하고 생활 여건이 우수한 지역 위주로 거래가 다수 체결되고 있다. 역이 가깝거나 인근에 학교가 있는 단지 위주로 주목을 받는 모양새다.


용인시 수지구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 전용 85㎡ 전세는 지난 9일 9억8000만원(17층)에 신고가 거래됐다. 해당 단지는 신분당선 성복역과 가까워 서울을 빠르게 오갈 수 있다.


화성시 동탄구 ‘동탄역포레너스’ 전용 84㎡는 지난 8일 5억원(1층)에 전세 거래됐다. 2021년 5월 이후 약 5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단지 인근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가 몰려 있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정부가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시장을 재편하면서 서울과 경기도 규제지역 내 전세 매물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수도권 전셋값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달 10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에 이어 같은 달 29일부터는 전세 세입자가 있는 매물도 현재 전세계약이 끝날 때까지 실거주를 유예하기로 했다.


이 경우 기존에 전세로 살던 세입자는 집주인이 주택을 매도하면 현 계약이 끝난 후 새 집을 찾아야 한다. 시장에 나와있는 매물은 줄어드는데 수요는 오히려 더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한동안 전세 매물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일종의 사금융”이라며 “정상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비아파트는 전세사기 여파가 여전하고 재개발이 되지 않으면 아파트 만큼의 시세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안정적인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고 서울에서 살 수 없는 이들은 서울 비아파트보다 경기 아파트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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