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차 역조공·숏폼 영업 배웠죠”…위버스로 ‘K-팬덤 문화’ 흡수하는 일본 아이돌 [D:인터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6.11 10:50  수정 2026.06.11 10:50

일본 아티스트의 글로벌 진출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일본 내 팬클럽과 공연 중심으로 팬덤을 관리했다면, 이제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해외 팬과 실시간으로 연결되고 각 지역의 팬 문화를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위버스 재팬과 일본 엔터테인먼트사 아소비 시스템의 협업도 그 흐름 위에 있다.


문지수 위버스 재팬 대표이사(왼쪽), 나카가와 유스케 아소비시스템 대표이사. ⓒ위버스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앰버서더 호텔에서 ‘2026 위버스콘 페스티벌’(이하 위버스콘) 둘째 날을 앞두고 문지수 위버스 재팬 대표이사와 나카가와 유스케 아소비시스템 대표이사의 합동 인터뷰가 진행됐다. 나카가와 대표는 이날 아소비시스템 소속 큐티 스트리트(CUTIE STREET)가 위버스콘 88잔디마당 오전 공연에 참여하는 걸 계기로 한국에 방문해 위버스에 입점하며 한국 음악방송에 진출하고, 이를 통해 얻은 결과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7월 아소비시스템이 추진하는 글로벌 아이돌 프로젝트 ‘카와이랩’(KAWAII LAB.)이 위버스에 공식 커뮤니티와 글로벌 멤버십, 위버스숍 등을 오픈했다. 아소비시스템은 위버스를 단순 팬클럽 플랫폼이 아닌 글로벌 확장의 도구로 봤다. 나카가와 대표는 일본 팬클럽 비즈니스가 이미 정교하게 자리 잡았지만, 유튜브와 SNS를 통한 글로벌 발신이 주류가 된 환경에서는 팬덤 운영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장 구체적인 사례는 아소비 시스템 산하 카와이랩 소속 그룹 큐티 스트리트다. 나카가와 대표는 이들이 위버스를 통해 한국 활동을 본격화하면서 현지 프로모션 방식과 팬덤 문화를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음악방송 출연, 공연, 위버스콘 페스티벌 참여 등이 이어지며 한국 팬덤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위버스를 사용하기 전에는 한국에 오는 건 오프라인 콘서트를 여는 계기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위버스와 협업하면서 공연이 정해졌고, 어떤 프로모션을 하면 좋을지 위버스가 정보를 제공해줬습니다. 한국의 로컬한 방식, 소통 방식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커피차 조공은 일본에는 없는 문화라 처음엔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하고 나니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나카가와 대표)


한일 팬덤 문화의 차이도 협업 과정에서 드러났다. 나카가와 대표는 한국 팬덤의 높은 SNS 활용도를 인상적으로 봤다고 했다. 음악방송 영상이 곧바로 유튜브와 숏폼으로 확산되고, 팬들이 자발적으로 재가공해 영업하는 방식이 팬덤 결집력을 키운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두고 “일본은 권리를 지켜주는 문화라면, 한국은 권리를 함께 사용하는 문화”라고 비교했다.


“일본은 음악방송이 송출돼도 바로 유튜브로 올라오는 경우가 없는데, 한국은 유튜브에 올라온 음악방송 영상을 재편집해서 숏폼에 올리거나 팬분들이 영업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팬덤이 강화된다는 걸 느꼈습니다”(나카가와 대표)


반대로 문 대표는 일본 아이돌 문화의 디테일을 배울 지점으로 꼽았다. 공연 현장에서 쓰이는 소품, 헤어스타일, 팬 소통 방식 등 아티스트의 개성을 세밀하게 설계하고 발신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위버스 내 일대일 소통 기능인 위버스 디엠을 사용하는 일본 그룹 멤버들을 보면 메시지에 해시태그를 넣는데, 다른 SNS 검색과 연동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순간적으로 언급량 랭킹이 올라가게 하는 것을 보고 디테일 챙기는 모습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문지수 위버스 재팬 대표이사(왼쪽), 나카가와 유스케 아소비시스템 대표이사. ⓒ위버스

문 대표는 일본 아티스트들이 위버스를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아티스트와 팬이 더 가까운 거리에서 친밀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위버스는 245개국·지역에서 팬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190개국 이상으로 앨범과 머치를 발송할 수 있는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시간적으로는 리얼타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장소적으로도 어디에 있는 팬이든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언어의 장벽을 없애 아티스트의 발언을 팬들이 바로 볼 수 있고, 아티스트도 팬들의 반응을 바로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본 아티스트들이 전 세계 다양한 팬들을 만나기 위해 위버스를 선택한다고 생각합니다”(문지수 대표)


나카가와 대표는 큐티 스트리트의 한국 팬덤 확장 속도도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3월 한국 공연 이후 7월 공연에서는 팬 규모가 약 4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이 단순히 하나의 해외 시장이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 활동 이전에는 동남아시아에서는 인기가 많았으나 인도에서는 전혀 반응이 없었는데 한국 음악방송 등에 출연 후 인도를 포함해 북미에서 반응이 온 것을 보고 놀라웠다고 설명했다.


위버스는 앞으로 일본 아티스트에 맞춘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일본 팬들이 오피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창구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며, 일본 팬덤 특성에 맞춘 기능 개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또 일본의 성숙한 공연 문화와 위버스의 디지털 기능을 결합하는 작업도 하반기 중 구체화할 예정이다.


일본 음악 시장은 여전히 세계 2위 규모의 거대한 내수 시장이다. 그러나 나카가와 대표는 그만큼 경쟁자도 많기 때문에 해외 전개가 중요해졌다고 봤다. 일본 애니메이션, 게임, 식문화가 세계로 확장된 것처럼 일본 음악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위버스와 아소비시스템의 협업은 일본 아티스트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이 단순 공연 개최를 넘어섰다는 점을 보여준다. 플랫폼은 데이터와 번역, 물류, 팬덤 운영 시스템을 제공하고, 일본 기획사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한 채 새로운 팬 문화를 흡수한다. 한국 시장은 그 과정에서 글로벌 진출의 종착지가 아니라, 더 넓은 시장으로 향하는 중간 기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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