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괴롭힘 당한 이주노동자 보호 강화…인권침해 사업장 집중 감독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6.04 09:00  수정 2026.06.04 09:00

노동부,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방지대책 시행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8월 8일 전북 완주군의 외국인 고용 농가를 방문해 간담회에 앞서 외국인 노동자에게 한글 이름표를 붙여주고 있다. ⓒ뉴시스

폭행·괴롭힘 등 인권침해를 당한 이주노동자가 익명 신고와 전담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주노동자 밀집 사업장 100여곳은 정부의 추가 감독을 받는다.


고용노동부는 이주노동자 인권침해를 예방하고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방지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4일 밝혔다.


국내 이주노동자는 110만명을 넘어 산업현장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폭행, 괴롭힘, 부당대우 등 인권침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언어 장벽과 체류 불안 등으로 피해를 입고도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 해결이 쉽지 않았다는 게 노동부 설명이다.


모국어 설문부터 기획감독까지…인권침해 선제 대응


대책은 사전 모니터링, 감독 강화, 권리구제 확대, 현장 인식 개선, 제도 개선 등 5개 분야로 구성됐다.


우선 노동부는 이주노동자가 모국어로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익명 설문조사를 상시 운영한다. 조사 결과는 지도·점검과 감독에 활용한다. 노동포털 ‘재직자 익명제보센터’에는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항목을 신설해 익명 신고 창구도 마련한다.


현장 모니터링 강화를 위해 ‘외국인 인권리더’ 제도도 도입한다. 한국 생활과 근로환경 이해도가 높은 이주노동자를 중심으로 6월 중순부터 모집한다. 인권리더는 현장 위험 사례를 파악해 지방노동관서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감독도 확대한다. 노동부는 현재 전국 15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정기 감독과 별도로 인권침해 우려가 높은 지역과 이주노동자 밀집 지역 100여곳에 대해 6월부터 폭행·괴롭힘 특화 기획감독을 실시한다.


익명조사와 외국인 인권리더 활동 등을 통해 포착된 사례는 즉시 점검과 감독으로 연계한다. 지방노동관서, 지방경찰청, 출입국외국인사무소 간 핫라인도 구축해 사건 대응 공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사업주 교육 강화…인권침해 재발 방지 추진


권리구제 체계도 손본다. 노동부는 이주노동자 밀집 지역 14개 지방노동관서에 ‘이주노동자 전담팀’을 신설한다. 전담팀은 인권침해 사건 조사와 감독을 총괄한다.


피해 노동자 보호를 위해 쉼터 연계 지원도 강화한다. 신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신고·상담의 날’도 지속 운영한다. 공인노무사 등이 고용센터에서 출장신고센터를 운영하고 다국어 상담과 신고를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사업주와 관리자 대상 인식 개선도 추진한다. 외국인 고용 취약사업장을 근로조건 자율개선사업 대상에 포함하고, 소통·갈등관리·인권보호 관련 노무관리 컨설팅을 제공한다. 외국인 고용 사업주에게는 권익보호 안내문을 분기마다 발송할 예정이다.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노동부는 부당한 대우나 위험한 근무환경에 놓인 이주노동자가 보다 원활하게 사업장을 옮길 수 있도록 사업장 변경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체류자격에 관계없이 모든 이주노동자를 지원하는 통합 지원체계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이주노동자는 우리와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이들의 권익 역시 국적과 관계없이 동일하게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며 “그간 이주노동자들이 다가가기 어려웠던 신고와 권리구제의 문턱을 낮추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를 빠르게 포착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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