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미니 2집 발표
"두 유 러브 미"(Do You Love Me), 질문은 단순하다. 하지만 셔누X형원이 이 질문에 도달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몬스타엑스 첫 유닛 셔누X형원은 지난 2023년 첫 미니앨범 '디 언씬'(THE UNSEEN)으로 자신들만의 출발점을 만들었다.
'디 언씬'(THE UNSEEN)은 누군가의 시선 속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또 다른 '나'를 이야기한 앨범이었다. 때로는 어떤 모습이 진짜 자신인지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타인이 바라보는 나 역시 결국 나의 일부이며, 사랑하는 사람이 기억하고 사랑하는 모습 또한 또 다른 나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셔누X형원은 상대의 시선이 만들어낸 모습을 부정하거나 밀어내기보다 그것까지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랑의 태도를 노래했다.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2년 10개월이 흘렀다. 두 번째 미니앨범 '러브 미'(LOVE ME)는 그 사랑의 방식을 성숙과 절제라는 키워드 아래 더욱 선명하게 비춘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어떤 순간에는 설렘으로, 어떤 순간에는 망설임으로, 또 어떤 순간에는 충동과 갈망으로 다가온다. '러브 미'는 그 미묘한 차이들을 하나의 시선으로 단정 짓지 않고 각기 다른 트랙 안에 풀어놓는다.
타이틀곡 '두 유 러브 미'(Do You Love Me)는 그 중심에 놓여 있다. 사랑을 확신하지 못한 채 서로를 밀고 당기며 상대의 마음을 확인하려는 순간을 담아낸 곡이다. 사이렌을 연상시키는 보컬 이펙트와 브라스 사운드가 어우러져 위험하면서도 세련된 긴장감을 만들고, 셔누와 형원의 깊이 있는 음색은 그 감정을 더욱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수록곡들은 사랑의 또 다른 얼굴들을 채워 넣는다. '슈퍼스티셔스'(Superstitious)는 여름날 사랑의 설렘과 낭만을 담았고 '인 마이 헤드'(In My Head)는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감정의 잔상과 혼란을 그렸다. '브리드'(Breathe)에서는 본능적인 끌림과 관능적인 무드가 드러나고,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는 두려움 없이 감정에 몸을 맡긴 채 질주하는 자유로운 에너지를 보여줬다.
서로 다른 장르와 분위기를 오가지만 결국 하나의 감정이 가진 다양한 결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하나로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셔누와 형원의 역할도 더욱 뚜렷해졌다. 형원은 '슈퍼스티셔스', '인 마이 헤드', '액셀러레이터'의 작사·작곡·편곡과 '노 에어'(NO AIR)의 작사·작곡에 참여하며 앨범의 중심축을 만들었다.
셔누는 안무 작업에 참여해 음악이 가진 감정을 무대 위 움직임으로 완성했다. 형원이 음악으로 분위기와 감정을 설계한다면 셔누는 퍼포먼스로 그 감정을 구체화했다. 오랜 시간 함께 활동하며 쌓아온 호흡은 유닛 안에서 더욱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셔누 솔로곡 '어라운드 앤 고'(Around & Go)와 형원 솔로곡 '노 에어' 역시 흥미로운 지점이다. '어라운드 앤 고'가 벗어나려 해도 다시 끌려드는 중독적인 사랑을 이야기한다면, '노 에어'는 사랑이 사라진 뒤 남겨진 공허함을 노래한다. 같은 앨범 안에서 서로 다른 감정의 끝을 보여주며 유닛과 솔로, 셔누와 형원 각각의 색깔을 함께 드러낸다.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앨범을 끝까지 듣고 나면 "두 유 러브 미"라는 질문은 하나의 답을 얻기 위한 물음이라기보다 사랑이 가진 다양한 감정들을 꺼내보기 위한 출발점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사랑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이야말로 셔누X형원이라는 유닛을 가장 잘 설명하는 언어이기도 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러브 미'의 의미가 힘을 얻는다. '러브 미'는 케이팝 보이그룹 유닛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만의 정체성을 구축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팀의 색깔을 희석하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서 전혀 다른 온도와 문법을 만들어내는 것. 셔누X형원은 몬스타엑스라는 뿌리 위에서 자신들만의 음악적 언어를 구축하며, 유닛이 팀의 연장선에 머무르지 않고도 충분히 독자적인 온도와 문법을 가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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