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D, 페라리 신차에 OLED 단독 공급…'디지털 계기판' 새 실험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5.26 09:36  수정 2026.05.26 09:37

12.9·12·10.1·6.3형 OLED 4종 공급

두 장 OLED 겹친 계기판에 물리적 바늘 결합

100㎜ ‘빅 홀’ 가공으로 차량 OLED 설계력 부각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페라리 신차 ‘루체’에 OLED 디스플레이 4종을 단독 공급한다. 차량용 디스플레이가 단순 정보 표시 장치를 넘어 브랜드 정체성과 실내 디자인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커지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는 초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전장용 OLED 기술력을 부각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페라리가 지난 25일 이탈리아에서 공개한 전기 스포츠카 ‘페라리 루체’에 12.9형, 12형, 10.1형, 6.3형 OLED를 공급한다고 26일 밝혔다. 해당 OLED는 운전석 앞 드라이버 비너클, 공조·미디어 제어 패널, 뒷좌석 제어 패널 등에 탑재된다.


가장 큰 특징은 드라이버 비너클이다. 루체에는 12.9형과 12형 OLED 두 장을 겹친 다층 구조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아래층 12형 패널은 배경과 눈금을 표시하고, 위층 12.9형 패널은 3개의 원형 홀을 통해 아래층 이미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토크, 팝업 메시지, 경고등 등 주행 정보를 표시한다.


이 구조는 디지털 화면에 아날로그 계기판 감성을 더하기 위한 설계다. 두 패널 사이에는 물리적 바늘이 배치돼 실제로 움직인다. 평면 디지털 계기판에 그치지 않고, OLED와 기계식 부품을 결합해 입체감 있는 운전 경험을 구현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강조한 기술은 ‘빅 홀’ 가공이다. 일반적인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용 홀 지름이 5㎜ 이내인 데 비해, 루체 드라이버 비너클에 적용된 홀은 약 100㎜에 달한다. OLED 표시 영역에 대형 구멍을 내면서도 유기물층을 보호하고, 구동 신호 왜곡을 줄이는 것이 핵심 과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박막봉지(TFE) 기술과 독자 설계를 통해 안정적인 화질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10.1형 OLED는 공조와 미디어를 조작하는 중앙 제어 패널에 적용된다. 이 패널에도 HIAA 기술이 쓰였다. 상단 멀티그래프 영역에는 시계, 스톱워치, 나침반 등이 표시되며, 실제 기계식 바늘 3개가 패널 위 작은 홀을 통해 고정돼 360도 회전한다. 6.3형 OLED는 뒷좌석 승객용 제어 패널에 탑재된다.


이번 협업은 스마트폰에서 축적한 OLED 가공 기술이 차량용 디스플레이로 확장된 사례다. OLED는 LCD와 달리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얇고, 형태 가공의 자유도가 높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페라리의 설계 요구에 맞춰 직선과 곡선이 섞인 자유 형태의 OLED를 공급했다. 회사가 HIAA 기술과 관련해 등록한 특허는 500건 이상이다.


이주형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사업부장 부사장은 “루체는 어떤 디자인이든 구현할 수 있는 OLED의 기술 우위를 입증하고 삼성디스플레이의 오랜 노하우를 집약해 선보일 수 있는 기념비적 차량”이라며 “미래형 차량 디자인의 지평을 확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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