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환은 지난해 우정힐스를 지배했다. ⓒ KPGA
지난해 가을, 우정힐스를 정복하며 유럽행 티켓을 따냈던 이정환이 ‘약속의 땅’에 다시 돌아왔다.
이정환은 22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코오롱 제68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5개(보기 2개)를 몰아치며 3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전날 중간합계 1오버파로 다소 주춤했던 이정환은 이틀 합계 2언더파 140타를 적어내며 순위를 공동 7위까지 끌어올렸다. 선두 양지호(-10)와는 8타 차다.
첫날 비바람 속에서 드라이버 비거리가 나오지 않아 고전했던 이정환은 이날 완전히 다른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어제는 날씨 때문에 힘들었지만 오늘은 생각한 대로 드라이버 캐리(날아간 거리)가 나와 수월하게 플레이했다"며 "퍼팅까지 잘 따라주면서 타수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우정힐스는 이정환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곳이다. 지난해 10월 이곳에서 열린 KPGA 투어 및 DP월드투어 공동 주관 대회인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한국오픈 세팅은 그때보다 훨씬 더 까다로워졌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이정환은 "내셔널 타이틀 대회라 그런지 코스 세팅이 더 길어졌다. 1번 홀 티박스도 뒤로 빠졌고 파3 홀들도 이틀 내내 가장 뒷핀으로 세팅돼 확실히 플레이가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정환은 한국오픈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2023년 4위, 2024년 13위에 이어 올해도 상위권에 명함을 내밀었다. 악명 높은 코스에서 잘 버티는 비결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려운 코스를 선호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코스가 어려울수록 매니지먼트를 확실하게 정하고 그대로 이행하려 한다. 머릿속에 공략법이 정확히 정립되는 느낌이라 결과가 더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정환. ⓒ 대한골프협회
올해 본격적으로 DP월드투어(유럽투어)에 진출한 이정환은 한국과 외국 코스의 가장 다른 점에 대해 ‘잔디’를 꼽았다. 그는 "한국의 코스는 조선잔디라 아무래도 공이 페어웨이에 떨어졌을 때에도 공 밑에 공간이 많다. 반면, 외국의 페어웨이는 땅에 딱 달라붙는다"고 짚었다.
올 시즌 유럽 투어 성적이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점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정환은 "우승하고 해외로 넘어가서는 처음에 더 잘할 줄 알았다. 생각보다 잘 안 풀려 조급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마음을 차분하게 먹기로 했다"는 그는 "DP월드투어 선수들의 벽이 높다고 느끼진 않는다. 우리 선수들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12월 오른쪽 무릎 연골 수술을 받은 뒤 장거리 비행을 소화해야 하는 우려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시절 무릎 수술을 한 적이 있어 대충 느낌을 아는데, 작년 말 정밀 검사를 받고 빨리 수술하길 잘한 것 같다"라며 "수술 이후로는 비행기를 오래 타도 무릎이 너무 편안하고 통증도 전혀 없다"고 전했다.
시드 유지를 위해 향후 DP월드투어 일정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이정환은 국내 팬들을 위한 향후 한국 출전 계획도 전했다. 그는 "시드가 겹쳐 KPGA 선수권 등에는 나서지 못하지만,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과 가을에 열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출전해 국내 팬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