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가 주목한 한화·HD현대...中공급망 공백 채운다

백서원기자 (sw100@dailian.co.kr), 정진주 기자

입력 2026.05.21 10:26  수정 2026.05.21 11:10

美에너지부 국책연구소 보고서 "IRA 4년에도 中 의존"

"탈중국 공급망 재편"…한화·HD현대 반사이익 주목

OCI·효성도 거론…폴리실리콘·변압기 공급 역할 확대

한화큐셀의 셀 제조공정.ⓒ한화솔루션

미 에너지부 산하 국립연구소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에도 태양광 공급망의 중국 의존이 여전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미국 내 생산 확대에도 핵심 원재료·제조 장비·웨이퍼 공급망은 여전히 중국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미국 현지 생산기지를 확보한 한화큐셀·HD현대일렉트릭 등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가치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RA 이후에도 중국 의존 못 끊었다

미 에너지부 산하 국립연구소가 지난 3월 발간한 '미국 태양광 공급망 연간 보고서(ASC-PV) 2024년 리뷰'에 따르면 미국 태양광 산업은 IRA 시행 이후 모듈 생산능력이 빠르게 확대됐지만 셀·웨이퍼·폴리실리콘 등 상류 공급망은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IRA는 세액공제·보조금·대출 지원 등을 통해 태양광·배터리 등 친환경 공급망의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추진한 정책이다.


보고서는 "미국 내 셀 생산은 2024년 기준 수요의 일부만 충당하고 있으며 웨이퍼 생산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동남아 지역 태양광 생산업체 상당수도 중국계 기업 통제 아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용 경쟁력 한계를 직접 인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폴리실리콘·웨이퍼·셀을 활용해 생산한 미국산 모듈 제조 원가는 471달러/kWdc(직류 기준 용량)로 수입산(229달러/kWdc)의 약 두 배에 달한다. 높은 인건비보다 아시아산 소재·부품 조달 비용과 관세 영향이 더 크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한화큐셀, 미국 내 c-Si 모듈 제조 1위

이런 구조적 한계 속에서도 한화큐셀(Qcells)은 2024년 기준 미국 내 결정질실리콘(c-Si) 모듈 제조 능력 1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한화큐셀이 가장 큰 미국 내 c-Si 모듈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셀과 웨이퍼 제조에 대한 상류 투자를 포함한 확장 계획을 갖고 있다"고 명시했다.


미국 정부 지원도 뒤따랐다. 에너지부 대출 프로그램실은 지난해 12월 큐셀의 조지아 공장에 14억5000만 달러(약 2조원) 규모의 대출 보증을 확정했다. 잉곳·웨이퍼·셀·완성 모듈을 모두 미국에서 생산하는 수직 계열화 프로젝트다.


한국이 미국 태양광 셀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주목된다. 2024년 미국이 수입한 c-Si 셀 13.8GWdc의 96%가 아세안(64%)과 한국(32%)에서 왔다. 보고서는 한국산 셀이 낮은 관세와 반덤핑 관세(AD/CVD) 혜택을 누리고 있고, 미국 내 최대 c-Si 모듈 조립 기업인 큐셀의 본사 소재지이기도 하다고 명시했다. 한화큐셀의 한국 내 셀 생산 능력은 연간 7.6GWdc이며 이 중 4.4GWdc가 미국으로 수출됐다.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공급난 속 존재감
HD현대일렉트릭의 초고압변압기.ⓒHD현대일렉트릭 제공

보고서는 변압기 공급망에서도 한국 기업을 주목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미국 법인인 HD현대파워트랜스포머USA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에 1400만 달러(약 2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생산성을 10% 높이는 확장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효성중공업(HICO)도 미국 내 생산시설을 보유한 주요 변압기 공급사 목록에 포함됐다.


미국 내 변압기 납품까지 걸리는 기간(리드타임)은 소형 1~2년, 대형 3~5년을 초과하는 극심한 수급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재생에너지·전기차·데이터센터 수요가 동시에 급증한 결과다. 중국산에 부과된 미 무역법 301조 관세로 한국산의 상대적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2024년 미국의 대형 중전압 변압기 수입에서 한국산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OCI홀딩스도 보고서에 등장한다. 한화큐셀은 작년 1월 기존 공급사였던 미국 REC실리콘과의 계약이 품질 문제로 파기되자 조지아주 웨이퍼 공장에 공급할 폴리실리콘을 OCI홀딩스의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조달하기로 했다. OCI 말레이시아는 연간 3만5000톤(t) 생산 능력을 갖춘 아세안 최대 폴리실리콘 생산업체로, 중국산 제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합법적으로 검증된 공급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한국 기업들 역시 원재료·장비·웨이퍼 공급망 일부를 여전히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완전한 공급망 독립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공급망 재편이 강화될수록 현지 생산·합작·기술이전 요구도 함께 커질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시장 규모는 압도적이다. 2024년 미국에서는 47.1GWdc의 태양광이 설치되며 누적 설치량이 224.1GWdc에 달했다. 태양광과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를 합치면 2024년 미국 신규 전력 설비의 84%를 차지했다. 미국 에너지부가 이 거대한 시장의 공급망 재편 보고서에서 한화큐셀·HD현대파워트랜스포머·OCI홀딩스·효성중공업을 주요 플레이어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들의 수혜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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