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1분기 영업익 760% 증가… 순차입금 21% 감소
최창원 의장 취임 후 자산 효율화·사업재편 본격화
"이제는 운영개선·AI 혁신으로 본원 경쟁력 강화"
계열사 줄이고 차입금 낮춘 SK, 자산 매각 넘어 성장 포트폴리오 재편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주도해 온 SK그룹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3년차에 접어들며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비핵심 자산 매각과 중복 사업 통합, 계열사 정리 등을 통해 재무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AI·반도체·에너지솔루션 중심의 성장축을 다시 세우는 흐름이다.
지주사 SK㈜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6조7513억원, 영업이익 3조6731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7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63조231억원에서 49조5543억원으로 21% 줄었고, 부채비율도 172.8%에서 135.7%로 낮아졌다. SK㈜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 성장에 더해 지난 2년여간 추진해온 리밸런싱 효과가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양면에서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창원 체제 3년차, 리밸런싱 성과 본격화
이번 성과는 2023년 12월 최창원 의장이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오른 이후 그룹 차원에서 추진된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의 결과로 풀이된다. 최 의장은 취임 이후 그룹의 재무 부담을 낮추고, 핵심 성장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리밸런싱을 강하게 주문해 왔다.
최 의장은 최근 “그동안 사업을 재편하고 자산을 효율화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운영개선과 인공지능(AI)를 통한 혁신을 본격화할 시점”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구조 개선의 1단계를 넘어, 각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과 실행력을 끌어올리는 2단계 과제로 이동하겠다는 의미다.
SK그룹의 리밸런싱은 자산 매각에서 출발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SK그룹은 2024년부터 약 13조원 규모의 자산 효율화를 진행했다. SK㈜는 SK스페셜티 지분 85%를 한앤컴퍼니에 2조6308억원에 매각했고, SK바이오팜 지분 14%도 1조2500억원에 처분했다. SK이노베이션은 보령LNG터미널과 코원에너지서비스 사옥 부지 매각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SK네트웍스의 SK렌터카 매각, SK텔레콤의 카카오 지분 매각 등도 같은 흐름에서 진행됐다.
중복 사업 통합도 병행됐다. 에너지 사업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 추진됐고,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생산 수율 안정화와 비용 구조 개선을 통해 흑자 전환 기반을 다지고 있다. 계열사 수도 빠르게 줄었다. 2024년 219개에 달했던 SK그룹 계열사는 지난달 기준 151개까지 감소했다.
최 의장이 강조해 온 '관리 가능한 범위'로 그룹 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셈이다. 리밸런싱의 방향은 단순한 축소가 아니라 성장 포트폴리오 재편에 가깝다. SK그룹은 AI·반도체·에너지솔루션을 미래 핵심 축으로 삼고 자원을 재배분하고 있다.
팔 것은 팔고 합칠 것은 합쳤다…이제 승부처는 AI와 실행력
대표 사례는 SK에코플랜트다. SK에코플랜트는 2년에 걸친 사업재편을 통해 기존 환경·건설 중심 회사에서 반도체 및 AI 인프라 사업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 2025년에는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반도체 소재 기업 4개사를 추가했고, 2024년에는 에센코어와 SK에어플러스를 편입했다. 실적 개선도 나타났다. SK에코플랜트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8997억원, 영업이익 93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90%, 영업이익은 1262%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24년 말 233%, 2025년 말 192%에서 올해 1분기 176%로 낮아졌다.
증권업계도 SK그룹의 변화를 재무구조 개선을 넘어 성장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11일 SK㈜ 보고서에서 그룹 차원의 약 3년간 재무구조 개선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며, 자회사 지분가치 상승과 이익 체력 강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흥국증권도 지난 12일 SK㈜ 목표주가를 76만원으로 상향했다. 주력 자회사 실적 개선과 비핵심 자산 매각, 투자 회수로 자본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성장 영역에 자원을 재배분하는 리밸런싱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지속하면서 미래 성장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창원 의장 체제의 다음 과제가 '매각'보다 '운영개선'에 있다고 본다. 비핵심 자산을 줄이고 재무 부담을 낮추는 1차 리밸런싱이 성과를 냈다면, 앞으로는 AI 전환과 계열사별 실행력 강화가 SK그룹의 기업가치 회복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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