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분기 실적 발판 삼아 상장 재시동
네이버 330억 투자·지분 확대…쿠팡 견제 동맹 강화
흑자 전환·물류 효율화 힘입어 시장 분위기 반전
임원 직제 확대 도입…IPO 앞두고 조직 체계 정비
ⓒ컬리
컬리가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흑자 기조 안착과 네이버와의 협업 강화에 힘입어 IPO(기업공개) 재도전 의지를 공식화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는 2026년 1분기 매출 7457억원, 영업이익 2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8.4%, 1277%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20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전체 거래액(GMV)도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한 역대 최대치인 1조891억원으로 나타났다.
컬리는 이 같은 호실적을 발판으로 IPO에 재도전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김종훈 컬리 경영관리총괄(CFO)은 "차별화된 기술 플랫폼 기업이 갖춰야 할 명확한 비지니스 모델 확립을 통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시현한 만큼 IPO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속도를 낼 계획" 이라고 말했다.
컬리의 IPO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컬리는 2021년 프리IPO 당시 4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상장을 추진했지만, 이후 레고랜드 사태와 투자심리 위축, 이커머스 업황 둔화 등이 겹치며 2023년 상장을 연기했다.
그러나 지난해 창사 10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컬리는 지난해 매출 2조3671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냈다.
이러한 흑자 전환에는 샛별배송 효율화와 김포·평택·창원 물류센터 운영 고도화, 판매자배송(3P), 풀필먼트서비스(FBK), 컬리N마트 등 사업 다각화가 주효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뷰티컬리 성장세 역시 수익 구조 안정화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발생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도 반사 수혜 요인으로 거론된다. 올해 1분기까지 이른바 '탈팡(탈 쿠팡)' 흐름이 이어졌는데, 당시 대체제로 네이버플러스스토어와 컬리가 급부상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은 네이버가 투자를 통해 컬리에 힘을 싣는 계기가 됐다. 네이버에게 있어 컬리는 쿠팡의 독주체제에 대응하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전략적 파트너가 됐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컬리는 지난해 9월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 내 ‘컬리N마트’를 선보이며 협업을 본격화했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꼽히던 신선식품 경쟁력과 배송 역량을 빠르게 보완했고, 컬리는 네이버의 대규모 이용자 기반과 멤버십 연계를 바탕으로 신규 고객 유입 효과를 얻었다는 평가다.
실제 컬리N마트 거래액은 서비스 출시 이후 약 6개월 만에 큰 폭으로 성장하며 컬리 전체 거래액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이용자의 90%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인 데다 재구매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양 플랫폼 간 이용자 락인 효과도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네이버는 최근 33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49만8882주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네이버는 이번 투자로 컬리 지분율을 약 6.2%까지 확대하게 됐다.
네이버의 이번 투자는 컬리의 기업가치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의 투자를 통해 컬리는 2조8000억원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만일 컬리가 IPO를 통해 물류 인프라를 확충할 경우 네이버 역시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응할 수 있는 배송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네이버 입장에서도 컬리의 IPO 성공은 단순 투자 수익을 넘어 커머스 경쟁력 확대와 직결되는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컬리는 IPO 준비와 함께 조직 체계 개편에도 나섰다. 컬리는 지난 4월 1일자로 미등기임원 18명을 새롭게 사업보고서 임원 명단에 올리며 임원 직제를 확대 도입했다.
그동안 컬리는 김슬아 대표를 중심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커머스책임자(CCO) 등 C레벨 중심 경영 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직원 수가 지난해 말 기준 2920명 정도로 늘어나고 사업 영역도 확대되면서 보다 세분화된 조직 운영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IPO를 앞두고 조직 체계를 재정비하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최근 상장 준비 과정에서 영역별 ‘C레벨 책임제’를 도입하고 9명의 C레벨을 선임한 무신사와도 비슷한 행보로 풀이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기회를 통해 모양새를 더욱 갖추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며 "김슬아 대표가 보다 시스템적으로 경영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컬리 관계자는 "컬리는 C레벨 외 임원 직제 확대 도입은 책임 경영과 의사결정 구조 강화 목적"이라며 "IPO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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