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부진에 흔들린 LG…전자·AI가 빈자리 메웠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5.08 11:43  수정 2026.05.08 11:43

㈜LG 1분기 영업익 35% 감소…LG전자·화학 지분 확대 역기저 영향

배터리·화학 부진 본격화 속 전자·통신·서비스 계열은 수익성 방어

LG CNS, 클라우드·AX·로봇 플랫폼 확대…증권사 목표가 13만원 상향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 트윈타워. ⓒ데일리안DB

LG그룹 지주사 ㈜LG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단순한 '실적 둔화'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그룹 성장 서사를 이끌던 배터리·화학 계열이 흔들린 반면, 전자·통신·AI 기반 사업이 예상 밖 방어력을 보이면서 그룹 내부 무게중심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8006억원, 영업이익 4138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0%, 영업이익은 35.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3398억원으로 41.0% 줄었다.


겉으로만 보면 부진한 실적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성적표를 두고 "배터리 중심 성장 사이클 둔화가 LG그룹 실적에도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동시에 전자·통신·서비스 계열이 완충 역할을 하며 LG 특유의 분산형 사업 구조가 다시 부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적 감소의 가장 큰 배경은 지분법손익 축소다. 1분기 지분법손익은 2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했다. 지분법손익은 지주회사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율만큼의 손익을 연결 실적에 반영하는 회계상 항목이다.


㈜LG는 지난 2024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LG전자와 LG화학 지분을 추가 취득했는데, 지난해 1분기에는 이 같은 지분 확대 효과가 반영되며 계열사 손익 기여 규모가 일시적으로 커졌다. 반면 올해는 해당 효과가 사라지면서 실적 감소폭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은 숫자 자체보다 사업별 흐름 변화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화학·배터리 계열 부진이 두드러졌다. 화학 계열 매출은 13조8000억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4.1%에서 0.4%까지 떨어졌다. 석유화학 업황 둔화와 첨단소재 부진,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 따른 배터리 판매 감소 영향이 동시에 반영됐다.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 조절이 길어지면서 배터리와 소재 중심 성장 전략 역시 재조정 국면에 들어선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반면 전자 계열은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 전자 계열 글로벌 합산 매출은 29조4000억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률 역시 6%대로 개선됐다.


중남미 등 성장 시장에서의 가전 판매 확대와 프리미엄 TV 수요 회복, 환율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OLED와 차량용 패널, 광학솔루션 등 고부가 사업 확대도 수익성 방어에 힘을 보탰다.


통신·서비스 계열 역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LG유플러스 가입자 증가와 함께 LG CNS 성장세가 실적 방어 역할을 했다.


특히 LG CNS는 최근 들어 그룹 내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시스템통합(SI) 회사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AI 전환(AX), 스마트팩토리, 물류 자동화, 로봇 운영 플랫폼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LG가 AI 투자 확대 국면에서 새로운 성장축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HBM과 AI 반도체 중심으로, SK그룹이 메모리·에너지 인프라 중심으로 AI 수혜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면, LG는 클라우드·운영·서비스 기반 AI 인프라 영역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실적 둔화 속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은 유지됐다. ㈜LG는 중간배당 제도와 배당 기준일 유연화 정책을 이어가고 있으며, 광화문빌딩 매각이익 일부를 활용해 주당 배당금 3100원을 유지했다. 자사주 소각 역시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실적 변동성에도 전자·통신 계열 안정성과 주주환원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대신증권은 8일 ㈜LG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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