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홈런으로 애런 저지와 홈런왕 경쟁 중
삼진 또한 역대 1위 페이스, 장타 생산 극대화
홈런왕 경쟁 중인 무라카미. ⓒ AP=연합뉴스
또 한 명의 일본인 괴물 타자가 메이저리그를 폭격하고 있다.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던 거포 무라카미 무네타카(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빅리그 첫 시즌부터 홈런포를 몰아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무라카미는 현재까지 타율 0.237 14홈런 28타점(7일 기준)을 기록 중이다. 일본서 통산 타율 0.270을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이지만 메이저리그 전체 2위를 달리고 있는 홈런만큼은 ‘진짜’라는 평가를 받아도 모자람이 없다. 무라카미는 15홈런을 기록 중인 ‘현역 최고의 슬러거’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홈런왕 경쟁 중이다.
무라카미는 팀이 치르고 있는 모든 경기에 빠짐없이 출장 중이며, 지금의 홈런 생산 속도를 유지할 경우 시즌 예상 홈런 개수는 무려 61개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오타니 쇼헤이가 세운 아시아 선수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 기록인 55개를 뛰어넘는 수치다.
사실 무라카미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는 드물었다. 2022년 일본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시즌을 보내며 56홈런을 기록, 일본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작성했으나 메이저리그에서 통할지 물음표가 붙었기 때문. 실제로 과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산 거포’들은 빅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과 날카로운 변화구 조합에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무라카미는 달랐다. 타율은 일본 시절보다 약 3푼가량 떨어졌지만, 선구안과 파워는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일본 시절부터 높은 출루율과 장타율을 동시에 갖춘, 전형적인 OPS형 슬러거라는 장점이 그대로 발현되는 모습이다.
무라카미는 홈런만큼 삼진의 개수도 상당하다. ⓒ AFP=연합뉴스
약점도 분명하다. 바로 삼진이다. 현재 무라카미는 55개의 삼진을 기록 중이다. 특히 한 경기에서 4삼진을 당한 경기만 벌써 두 차례다. 시즌 전체 페이스로 계산하면 무려 241삼진이 예상된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마저 새로 쓸 수 있는 숫자다. 현재 메이저리그 단일 시즌 최다 삼진 기록은 2009년 마크 레이놀즈가 애리조나 시절 기록한 223개. 지금의 흐름이라면 무라카미가 이를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러한 극단적 기록이 오히려 현대 야구의 흐름과 궤를 함께 한다는 점이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삼진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장타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는 타자들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예가 저지나 카일 슈와버 등이다.
무라카미 역시 비슷하다. 삼진은 많지만, 그 이상의 장타 생산력으로 팀 공격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화이트삭스처럼 장타 생산력이 필요한 팀에서는 무라카미의 존재 가치가 매우 크다.
일본 야구계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오타니가 ‘투타 겸업’이라는 특수한 영역을 개척했다면, 무라카미는 순수 거포 타자로 메이저리그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 야구는 정교함과 콘택트 능력을 앞세운 타자들이 주류였다. 하지만 무라카미는 철저하게 장타를 노리는 슬러거 유형으로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고 있다. 오타니가 닦아놓은 길 위에서 무라카미가 특유의 풀스윙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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